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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 김종인-윤여준, 朴-文 리더십 놓고 '맞짱'

'토론의 품격' 보여준 與野 두 거장…"토론이란 이런 것"

이보배 기자 기자  2012.12.18 17: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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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대선후보 책사들이 설전을 벌였다.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윤여준 민주통합당 국민통합위원장은 18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박 후보와 문 후보의 막판 지원토론에 나섰다.

먼저 진행자 손석희 교수는 정계 두 원로에게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자로 나선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5년 전 이명박 현 대통령과 박 후보가 경선을 벌여 박 후보가 진후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이명박 후보를 적극 돕겠다고 했을 때 정치적으로 성숙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5년 동안 참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를 잘 할 것 같으면 다음번에 대한민국을 끌고 갈 수 있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에 내 스스로 한번 대통령 박근혜를 만들어보고 싶어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계기라면 딱 한 번 있었다면서 지난 TV 찬조연설에서 밝혔던 문 후보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9월24일 아침 문 후보와 처음으로 마주 앉아서 아침을 먹으면서 2시간 얘기를 했는데 그게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자격으로 '공인의식'과 '민주적 태도'를 꼽아왔는데 그 점에 대해 얘기해봤을 때 상당히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겠구나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선거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윤 위원장이 먼저 답했다.

윤 위원장은 "낡은 세력 대 새로운 세력의 대결롸 봐야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면서 "김 위원장님께 좀 죄송하지만 김 위원장님을 비롯해 몇 분을 빼놓고 새누리당은 지금도 박정희 패러다임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도 뚜렷하게 새로운 것을 내놓은 것은 아직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뭔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추구하는 모습이 있어 그 점을 높이 산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한국이 그간 정치민주화를 이룩하고 압축성장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여러 모순적인 문제를 하나도 해결 하지 못했다"면서 "이걸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하나의 대한민국을 다시 건설할 것이냐 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두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부분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윤 위원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이니까 모셔가지 않았느냐"면서 "김 위원장이 말씀하긴 경제민주화의 정신은 한국사회를 구조적으로 바꿔야 될 시점이 왔다고 보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마치 재벌을 어떻게 없애려고 그런다든지 이런 차원의 해석을 통해 재벌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의 참뜻을 새누리당이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 의원 150여명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올바르게 갖길 기대하기 굉장히 어렵다"면서 "그러나 한 가지 지금 박 후보의 경우에는 그 점에 대해서 철저하게 인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총선 과정에서 잡음을 겪으면서 박 후보 스스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철저히 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 믿을 수 있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이에 윤 위원장은 "평소 국회의원들이 박 후보의 말 한마디에도 눈치를 보고, 표정만 싸늘하게 지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는 의원까지 있다던데 그렇게 수직적인 리더십을 가진 제왕적 후보가 국회의원들의 의견에 휘둘린다고 봐야 되느냐"고 허를 찔렀다.

김 위원장은 "제왕적 후보라고 얘기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그렇게 제왕적 후보 같지는 않고 일반 언론에서…"라며 답변할 기회를 꾀했지만 윤 위원장은 "김 위원장은 유일하게 언론자유를 누리시는 분이라서"라고 말을 잘랐다.

이어 김 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이쪽저쪽을 다 생각해야 되니까 그쪽의 얘기도 많이 배려하지 않나 하는 측면에서 그런 혼돈된 자세를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두 위원장은 국민통합에 과연 어느 후보가 더 적합하다고 보고 있을까.

윤 위원장은 "국민통합이라는 것은 어떤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찾아가는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면서 "그러려면 상대방의 존대를 인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겸손한 자세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자신도 상대방에게 설득당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나. 그런 태도 없이 통합은 할 수 없다"면서 "이런 부분에서 박 후보의 리더십 성격이 매우 수직적이고 권위주의적이라는 점을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에 100%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불길한 생각이 든다"면서 "박 후보가 혹시 모든 국민이 자기 생각에 동의하는 상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100% 대한민국이라고 말한 것은 자기를 중심으로 모든 사람을 한꺼번에 끌고 가겠다는 개념보다, 가급적이면 사회가 더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만들겠다 하는 것은 100%라는 표현으로 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도자가 아무리 잘났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서 일치 시킬 수 없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박 후보가 말하는 100% 대한민국이라는 것은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또록 노력을 해보겠다는 뜻이라는 것.

나아가 윤 위원장은 누가 서민과 민생을 위한 후보인가라는 질문에 "춥고 배고픈 사람을 서민이라고 한다면 전혀 춥거나 배고픈 것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춥고 배고프다는 게 '관념'이다"면서 박 후보를 겨냥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사람은 자기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건 안 자랐건 간에 관계 없이 그 문제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지 못할 것 같으면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점에 있어서는 박 후보에 대해 별로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싶다"고 반박했다.

이날 정계 두 원로의 토론은 인기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윤여준 어록 등으로 온라인 상에 회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