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식투자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타이밍이다. 과감하게 들어가야 할 시점인지 아니면 미련 없이 털고 나올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종목을 선별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물론 '적절한 타이밍'을 선택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것은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다. 장례식장에 문상 대신 흥겹게 노래를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거 부동산 광풍이 불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은행 대출을 얻어 부동산 구입에 열을 올렸다. 이른바 레버리지 효과에 기대어 마치 쇼핑하듯 부동산을 사들였고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놀란 서민들까지 무리해서 광풍에 몸을 맡겼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사그라진 광풍 뒤에는 수십만의 하우스푸어가 남아 내수에 악영향을 주고 국민경제마저 위축시키고 있다.
광풍이 정점을 달리던 2006년을 돌아보면 소위 '프로'들은 벌써 손을 털고 유유히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반면 은행 대출에 기댄 서민들만 꾸역꾸역 그들과 자리를 바꾸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현재 위기에 처한 하우스푸어 대부분은 부동산 가격이 정점에 이른 바로 그 시기에 무리한 대출을 받아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인간의 욕심, 기대, 가치 등이 서로 맞부딪치는 곳에서는 과학적 데이터만으로는 예측과 분석이 불가능한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이는 인간의 맹목적인 집단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과열현상 또는 과냉 현상이 모두 이에 해당하며 '묻지마 투자'나 투매 역시 과도한 시장상황에 대한 집단적 반응이다.
반면 진정한 프로는 과열된 시장에 흥분하거나 과냉 상태의 시장에 실망하지 않는다. 아마추어가 과열시장에 불나방처럼 몰려들 때 프로는 시장을 떠날 시기를 보고있다. 반면 아마추어가 과냉시장에서 투매에 몰두할 때 프로는 오히려 시장에 들어갈 시점을 찾고 있다. 요컨대 시장을 보는 관점과 시장에 들고나는 타이밍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강률 우리투자증권 원주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