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 한해 서울시 대표민원전화 120다산콜센터가 상담사에 대한 비정규직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서울시 120 콜센터 상담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상담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일반건강검진 미실시, 휴식시간 법정기준 미준수 등의 대해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상담사들의 근무 환경에 대한 개선방안을 발표했지만, 노조는 '알맹이' 빠진 개선방안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개인의 감정보다 고객의 감정을 존중하는 사람을 일명 '감정노동자'라고 부른다. 그중 '콜센터 상담사'는 감정노동의 대표 직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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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120다산콜센터는 관리자 24명과 상담사 500명으로 총 524명의 상담사가 주·야간·주말로 3교대를 실시해 8시간씩 근무하며, △버스시간·노선안내 △교통불편신고 △분실물 신고 등의 상담문의를 받고 있다. | ||
콜센터 상담사는 고객중심 서비스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상담사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부분에 대한 법과 제도마련이 미비해 '직무환경'에 대한 개선책의 필요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상담사 직무환경은 저임금, 휴일근무, 업무모니터링 등 강압적이고 열악한 환경에 대한 부담은 더욱 확대됐다. 그러나 콜센터 업체들은 여전히 상담사의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책보다 업무수행능력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에 서울시 대표민원전화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지난 9월12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 10월18일 서울시청 앞에서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다양한 노조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 결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달 5일부터 이틀간 다산콜센터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고, 다산콜센터 상담사에 대해 △근로시간 이후 교육 실시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일반건강검진 미실시 △휴식시간 법정기준 미준수 등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상담사 위해 '이것' 개선
서울시는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에서 지적받은 위반된 사항에 대한 해결방책을 발표했다.
시는 노조가 강력하게 주장했던 연장근로수당에 대해 시는 복무관리 운영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상담사의 모든 교육은 업무시간 내에 진행하고, 점심시간 및 휴식시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상담사들의 직무 스트레스가 가장 높게 나타났던 업무테스트는 출제방식을 문제은행으로 변경하고, 테스트 시행 횟수를 연 10회에서 연 4회로 조정했다. 위탁운영업체의 평가방식은 핵심평가지표 위주로 개선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감정노동자의 대표 직종으로 '상담사'가 지목되면서 시는 상담사들에게 '힐링 문화'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콜센터 내 상담사의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코칭룸'이 새롭게 설치·운영된다. 힐링코칭룸에는 심리상담사와 헬스 키퍼(사내 안마사)를 통해 상담사의 업무적 스트레스를 줄일 계획이다. 또한 시립병원들과 연계활동도 진행한다.
악성민원에 대해서는 '악성민원 전담반'을 운영한다. 전담반은 민원 대처 경험이 많은 6명의 상담팀장으로 운영되며, 악성고객에 대해 고소·고발 조치를 취하는 등 대응수위가 강화된다.
안준호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 국장은 "상담사 인권보호를 위해 악성민원이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며 "그동안 잘하고 있는 점은 지속 운영하고, 부족한 점은 개선해 내부 구성원 스스로 만족하며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확 바뀐 근무환경…알맹이가 없다?
지난달 다산콜센터 노조가 발표한 '상담사 직무스트레스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9.3%가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82.3%는 고객들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듣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서울시가 상담사에 맞춘 근무환경 개선책을 내놨지만, 노조의 반응은 싸늘하다. 노조 관계자는 "업무시간 외 강제근로 중지, 점심·휴식시간 보장 등의 개선사항은 그동안 서울시가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을 시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또한 "감정노동에 대한 심리치유, 언어폭력 고소·고발 조치 등의 사항은 당연한 것이며, 정작 상담사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개선되지 않았는데 서울시가 생색내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급여중 약 90만원 가량의 기본급여, 상담사 1명당 하루 평균 콜 달성 등 과도한 업무부담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김진억 희망연대노동조합 위원장은 "정작 상담사들이 요구하는 저인금, 노동 강도 등에 대한 개선이 미흡하다"며 "서울시가 상담사들의 입장에 서서 비정규직에 대한 정확한 대책 발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