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18대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과연 어느 후보가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5년 간 국정을 이끌어나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모두 7명이지만 사실상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2명의 대결로 압축된 지 오래입니다.
이 중 박 후보는 정치경험이 전무하거나 비교적 짧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최근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긴 했지만)19대까지 5선 의원을 지낸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이 때문일까요, 박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정치 이력을 지니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과연 박 후보는 5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어떤 준비를 해왔을까요. 최근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가 공개한 박 후보의 17~18대 국회의원 시절 의원 성적표를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국회 본회의는 17대에 188차, 18대에 180차에 걸쳐 진행됐고, 박 후보는 총 368회 본회의 중 303회에 출석했습니다. 박 후보의 본회의 출석률이 좋은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성실하게 임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는 부분이죠.
하지만 질의와 발언 내용을 살펴보니 고개가 갸우뚱 합니다. 17~18대에 걸친 8년간 국회 본회의에서의 발언은 단 4번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4번의 발언조차 3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과 1회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토론이었습니다.
이 같은 소극적인 국정활동은 상임위 활동에서도 드러납니다. 박 후보는 17대, 18대 각각 전·후반기 동안 국방위원회부터 행정자치위원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까지 소위 핵심 상임위를 고루 거쳤습니다.
하지만 상임위 활동은 본회의에서 그나마 성실성을 돋보이게 했던 출석율도 저조합니다. 국방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이었던 17대 국회에서는 112회 진행된 회의 중 국방위에 6차례, 행정자치위에 10차례 밖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서면질의를 포함한 질의 및 발언은 각각 5회, 3회에 그쳤습니다.
18대 국회에서는 사정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총 89번의 보건복지위와 기획재정위 회의에 각각 22회, 23회 출석했고, 질의 및 발언도 보건복지위 7회, 기획재정위 10회로 조금 늘었습니다.
그래도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17~18대 국회 8년 동안 국회의원 참석회의 569회 중 364회 출석해 49.1%의 출석률을 보였고, 8년간 회의에서의 발언은 28번에 그친 것입니다.
'국회의원은 말을 하는 직업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잘 하는 의원이 일도 잘한다'는 속설도 있지요. 국민을 대변해 토론하고 논쟁해서 제도를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후보들과 비교 형평성이 어긋나는 지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대선후보들은 박 후보와 비교할만한 정치이력이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8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다른 국회의원들이야 어찌됐든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워 국민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는 박 후보의 의원시절 성적표 치고는 다소 초라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