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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네 마녀의 날 '연말배당'이 약 될까?

외국인 비차익 순매수 흐름 기대, 국가·지자체 단기자금 출회 주의

이수영 기자 기자  2012.12.11 15: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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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2년 마지막 동시만기일을 이틀 앞둔 주식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연중 최고치까지 증가한 매수차익 잔고가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대규모 물량 폭탄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 7일 종가 기준 순차익 잔고는 4조3989억원에 달한다. 11월 만기 이후  8133억원, 9월 동시만기 이후로는 1조1704억원을 늘어난 수치다.

이 증권사 김지혜 연구원은 "지난달 말 이후 베이시스 확대로 인해 국가 및 지자체 중심으로 차익 매수가 진행되면서 순차익 잔고가 4조원을 웃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연말 거래대금 감소, 커진 PR의 입김

연말을 앞두고 거래대금 감소 등 국내증시에 관망세가 두드러지면서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동시만기일을 전후해 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에서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을 일명 '쿼드러플워칭데이(quadruple witching day)' 즉 '네 마녀의 날'로 부른다. 이는 주가지수 선물, 옵션과 개별주식의 선물, 옵션 등 4가지 종류의 파생상품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 날을 뜻한다. 네 명의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어지럽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주식시장에 극심한 혼돈에 빠질 수 있다는 뜻에서 이 같은 명칭이 붙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마지막 동시만기일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견이다.

△원화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연말 배당 기대감이 작용함에 따라 외국계 자금의 추가 유입이 일부 관찰되고 있다는 점 △베이시스와 스프레드 강세로 차익 잔고 청산을 유도할만한 조건이 형성되기 어렵다는 것 등 때문이다. 특히 주요 주체로 꼽히는 외국인의 경우 12월 비차익 매수가 지난 3년 연속 지속되고 있다.

10일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42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프로그램매매에서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총 2130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모두 2000억원 내외의 '사자'세를 고수했다.

김 연구원은 "9월 동시만기 이후 외국인의 선물 수급이 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비차익 매수세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며 "글로벌 펀드가 국내증시에 자금을 집행하고 있고 연말 배당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외국인의 비차익 매수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선물시장의 흐름도 우호적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중순까지 선물 매도 누적 규모를 늘렸다가 이후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김 연구원은 "미국 재정절벽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 활성화와 일본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 추가 선물 매도 부담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 프로그램 매매의 대부분은 9월 이전에 이뤄졌는데 지난 10월과 11월 만기 때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며 "문제는 9월 동시만기 이후 증가한 6500억원대의 순차익잔고와 3조1000억원대 순비차익잔고인데 이들 물량의 출회 가능성도 스프레드 가격이 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무난히 롤오버(이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연말 배당, 주중 해외 이벤트 주목

이번 동시만기일 분위기를 좌우할 요인은 연말배당과 대외 이벤트 등으로 요약된다. 그중에서도 연말배당은 마지막 동시만기일을 무난하게 넘길 수 있는 키워드로 꼽힌다. 대부분의 상장기업들은 오는 26일을 연말 배당 기준일로 하고 있다. 배당수익을 얻으려면 적어도 이날까지는 현물을 쥐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낮은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현재 기대되는 배당수익률 1.1%는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연말까지는 프로그램에서의 매수 우위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발 물량 부담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지만 국내 기관, 특히 국가/지자체 등 단기성 자금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지혜 연구원은 "이번 동시만기에 유의해야할 물량은 지난달 만기일 이후 유입된 신규 차익매수 물량인데 이는 대부분 국가 및 지자체에 의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이들의 차익 매수 유입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달들어 국가 및 지자체의 비과세 혜택이 일몰돼 차익거래 물량의 청산이 우려되고 특히 이번 만기를 기점으로 일시에 청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국가 및 지자체의 차익거래 펀드 중 주식 비중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연말 배당에 따른 추가 수익을 고려하면 빠른 청산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김영일 연구원은 "11월 만기 이후 국가 및 지자체의 차익매매는 2500억원 내외에서 비교적 소극적으로 진행됐다"며 "스프레드 수준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이번 동시만기 때 풀릴 물량 부담도 약 700억원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주 예정된 주요 해외 이벤트가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대외변수가 악화될 경우 이들 물량 부담은 최대 28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11~12일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와 주 후반 EU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에서 지난 9월과 같은 선제적 대응에 대한 기대감이 채워지지 않을 경우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EU정상회담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