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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朴-文, TV토론 두 번째 격돌…공격·반격·재반격

문재인-박근혜 공세…이정희 이번에도 朴 공격, 주의 줘도 아랑곳

이보배 기자 기자  2012.12.11 15: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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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두 번째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였다. '경제민주화의 실천방안 및 실현가능성'과 관련해 재벌개혁의 강도와 정부의 부자감세 등을 놓고 격돌한 것. 두 후보 모두 지난 4일 1차 TV토론 때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는 공세적으로 나섰고, 박 후보 역시 문 후보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여전히 박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지만 이번에는 박 후보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기본입장 놓고 극명한 입장차

먼저 세 후보는 경제민주화의 기본입장과 관련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웃고는 있지만…" 대선후보 3인이 지난 10일 2차 TV토론에서 다시 한 번 격돌했다. 박근혜-문재인 후보는 1차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공세에 나섰고, 이정희 후보는 여전히 독설을 퍼부었다.

박 후보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보상과 대가를 받을 수 있고 자기의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을 제시했다.

이어 박 후보는 "제 경제민주화 공약이 한 경제지의 공약평가에서 다른 후보보다 약하게 보이지만 가장 파괴력있는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실천가능성이 높고 국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뚝 떨어진 것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탓도 있지만 우리의 시장경제가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문 후보는 "재벌은 온갖 특혜로 성장하고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차 중소기업의 성장을 막더니 이제는 그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어 시장경제의 장점이 죽는다"말했다. 이어 "재벌이 빵집, 떡볶이, 순대까지 해서야 되겠느냐"면서 "재벌은 골목이 아니라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가장 급진적인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재벌해체'를 제시했다. 이 후보는 "일제에 상납하고 미군정에 줄대가면서 박정희 대통령과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재벌이 바로 재벌의 대표 삼성"이라면서 "통합진보당은 재벌해체를 하자는 것이고 반드시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재벌에게 트럭으로 정치자금을 받고 몇 조원씩 세금을 깔아주는 법안을 날치기로 밀어붙인 새누리당이 말하는 재벌개혁이 과연 어울리기나 하는 것이냐"면서 "조직폭력배가 착하게 살자고 팔뚝에 문신을 새겨놓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박-문, 참여정부 vs 이명박 정부 설전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상호토론 순서에서 맞붙었다. 선제공격은 문 후보가 했다. 이명박 정부 실정에 대한 '공동책임론'을 거론한 것.

문 후보는 "박 후보도 이명박 정부를 '민생에 실패한 정권'이라고 했었는데 민생만이 아니라 민주주의, 경제성장, 남북관계, 안보, 지방 균형발전, 물가 모두 파탄났다"면서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반 민생법안을 날치기 처리했다. 박 후보는 공동책임이 없느냐"고 따져물었다.

   

李 "오늘도 한번 퍼부어 볼까?" 朴 "나는 안 볼란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는 2차 TV토론에서도 박 후보에게 속사포 질문을 퍼부었지만 박 후보도 반격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박 후보는 "민생 파탄을 말하시니 참여정부 때 일을 먼저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노무현 정권 때 부동산이 최대로 뛰었고 양극화도 가장 심해졌고, 등록금도 최고로 올랐다"면서 "문 후보가 지금 지적한 내용들은 참여정부 때의 연장선에서 고통받는 것이 많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의 반박에 문 후보는 재반박을 하고 나섰다. "참여정부가 잘못한 것은 이미 심판받았다"는 주장이다. 이어 문 후보는 "지금은 2012년, 제18대 대선이다. 이번에는 새누리당 정권이 심판받을 차례다"고 말했고, 박 후보는 "지난 5년 동안 무슨 일만 있으면 '박근혜는 답하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박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본격적으로 문 후보를 지원하고 나선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와 문 후보의 입장차이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공동정부에 참여하겠다고 한 분(안철수 전 후보)이 기존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도, 계열분리 명령제 등에서 문 후보와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안 후보와 지지세력 등과 함께 통합의 정치를 한다고 해서 모든 정책이 100% 일치하란 법은 없다"면서 "99% 일치하면 하는 것이고 1%는 문재인 정부가 결정한다"고 답했다.

◆박근혜 벼르던 이 후보 이번에도?

그런가 하면 이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도 박 후보를 향해 독설을 날렸다. 토론 시작 전 사회자가 이 후보를 염두에 둔 듯 "품위 있는 토론을 해달라"고 후보자들에게 당부했지만 소용 없는 일이었다. 태도는 다소 누그러졌으나 박 후보의 말을 자르고 면박을 주기는 마찬가지였다.

복지분야 상호토론에서 이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난데 없이 "지난 토론에서 박 후보가 전두환 정권에서 6억원을 받았다고 시인했다"면서 "왜 세금을 내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똑같은 질문을 하고 계신다. 제가 이미 답을 드렸다"면서 "한번 한 약속(사회환원)은 꼭 지킨다"고 말했지만 이 후보는 박 후보의 대답은 신경쓰지 않는 듯 "세금을 내셨는지"라고 다시 물었다.

박 후보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문 후보와 단일화 의지가 강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뛸 생각이 아니라 단일화할 생각으로 나가는 후보한테 2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처음부터 끝까지 나갈 생각이 없으면서 27억원을 받았다"면서 "국회에서 논란이 됐던 '먹튀법'에 해당하는 것인데 그러면서 서민들 얘기를 하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국고보조금 27억원을 어떻게 할것인지 답하지 않았다. 대신 "복지문제를 잘 풀기 위해 6억원에 대한 세금 질문을 드린것"이라면서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겠다고 말씀 드렸는데 기억하셔야 한다"며 동문서답을 했다.

이 후보가 계속 같은 질문을 하려하자 사회자는 "발언을 엄격하게 자르겠다"면서 "가능하면 한정된 주제에서 토론해 달라"고 제지했다.

앞서 경제분야 상호토론에서도 이 후보는 특유의 몰아치기 질문을 퍼부었다. 박 후보에게 "지금은 최저임금이 얼마고 내년엔 최저임금 얼마 못 받는 노동자가 몇 명인지 아시느냐"고 물은 후, 박 후보가 답하기도 전에 "얼만가요?" "내년엔요?" "몇 명인가요?"라고 질문을 되풀이한 것.

이에 박 후보는 "올해는 4580원, 내년에는 4860원"이라고 답하면서 "대선후보 토론에 나와서 스무고개 하듯 상대가 모르면 골탕 먹여야지 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TV토론에 대해 전문가들은 1차 토론에 비해 정책 자체에 대한 논박에 집중해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토론의 활기가 다소 떨어졌고, 특정 후보의 우위를 판단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후보 간 공방이 오가면서 시선을 끌기도 했지만 현재 대선 구도에는 큰 영향을 주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날 역시 이 후보가 부각되는 바람에 두 후보의 득실에는 결정적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