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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권사별 경쟁력 강화, 핵심은 '오너십 변화'

젊고 전문성 갖춘 리더 선호…경기침체 분위기 대변

이정하 기자 기자  2012.12.11 14: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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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증권이 지난 7일 내부인사를 단행하고 부사장 3명을 추가로 선임했다. 김석 사장 아래 안종업 부사장 체제를 과감히 개편, 부사장 4인 시대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증권은 교체를 통한 '변화'보다는 추가 선임을 통한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포함한 올 한해 증권업계 자리 이동의 폭은 어땠을까.

◆삼성증권 4인체계 '눈길'

삼성그룹의 '201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삼성증권 부사장에 세 명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내부인사로 방영민, 임영빈 전무가, 외부인사로는 차영수 삼성생명 전무가 증권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방영민 신임 부사장은 재무부(행정고시 25기)와 청와대를 두루 거친 인물로 2003년 삼성증권에 스카우트돼 경영전략담당 상무를 맡았다. 이후 2008년부터는 전략기획팀장으로 승진돼 글로벌 투자은행(IB)업무를 총괄했다.

또, 임영빈 신임 부사장은 한국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삼성생명에 1992년 입사해 자산PF운용팀장, 지원팀장을 거쳤다. 삼성증권에서는 경영지원실장을 지냈다.

외부인사로 차영수 삼성생명 전무가 발탁됐다. 차 신임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83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삼성전략기획실, 삼성화재 경영지원실담당,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을 역임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교체보다는 김석 체제 강화를, 현대증권은 각자대표를 통한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를 꾀했다. 좌로부터 김석 삼성증권 사장, 김신 현대증권 사장.
삼성증권의 이번 인사는 김석 사장 1인 체계를 유지하되 부사장을 대폭 늘려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시도로 읽히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초고액자산가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밝히고 안종업 부사장을 리테일(Retail)본부장에, 방영민 부사장을 SNI본부장에, 차영수 부사장을 리스크관리실장에, 임영빈 부사장을 경영지원실장으로 임명했다.

◆'전문성 강화' 각자대표로

현대증권은 올해 두 번의 대표이사 선임이 이뤄졌다. 올 초 최경수 전 사장이 물러난 자리에 현대증권은 김신 전 미래에셋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김 신임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당시 현대증권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증권업 출신으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향후 현대증권이 IB 부문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증권사로 한 단계 도약하는데 최적임자로 판단해 영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사장 취임 이후에도 현대증권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증권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추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후 현대증권은 "투톱 체제를 통해 영업능력을 강화하겠다"며 지난 22일 윤경은 부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선임했다.

한편에서는 윤 사장의 취임을 둘러싸고 노조파괴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조는 윤 사장의 선임을 공식적으로 저지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 각자 대표로 전환한 증권사는 이밖에도 메리츠종금과 미래에셋증권이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5월 최희문 대표에 이어 김용범 부사장을 신임 사장로 선임하면서 각자대표로 전환했고, 미래에셋증권도 조웅기 대표에 이어 리테일사업부의 변재상 대표를 신임 사장에 신임하며 각자대표로 전환했다.

각자대표로 전환할 경우 각자의 역할 분담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으나 두 명의 대표로 인해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장일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365세대 약진 '젊은피' 수혈

한편, 올 한해 증권업계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386세대의 약진이다. '1960년대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니고 90년대에 30대를 보낸'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등장했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는 1964년생으로 주요 증권사 대표 가운데 가장 젊은 편이며 김신 현대증권 사장과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모두 1963년생이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1962년생으로 비교적 젊다. 또 대신증권의 나재철 사장도 1960년대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젊은 피의 대거 수혈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적 업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젊은 리더가 대거 고용됐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