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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9' 여론조사보다 테마주 먼저 보는 이유

12월 야권 관련주 가파른 하락세…"지지율 반등 미미 투심 쏠려"

이수영 기자 기자  2012.12.10 14: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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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아흐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식시장에서 대선 테마주 움직임에도 미묘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양강 체제를 구축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관련 테마주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문 후보 관련주의 낙폭이 가파르다.

10일 주식시장에서 우리들제약(004720)과 우리들생명과학(118000), 바른손(018700) 등은 장중 하한가로 내려앉았다. 이밖에 위노바(039790)와 조광페인트(004910), 신일산업(002700) 등도 10~14%가량 밀렸다. 이들은 모두 문 후보의 대표적인 인맥 테마주다.

◆'박근혜 우세' 文테마주 거품 먼저 꺼져

문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놓고 다투던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사퇴한 이후에도 이들 종목은 반등하지 못했다. 이달 들어서만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이 50% 가까이 급락했고 위노바, 유성티엔에스(024800), 조광페인드, 신일산업 주가도 30% 넘게 주저앉았다.

   
10일 주식시장에서 '문재인 테마주'가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문재인 후보 관련주 가운데 일부는 이달 들어서만 50% 가까이 주가가 밀리기도 했다.
지난 6일 안 전 후보가 "전폭적인 지원"을 선언하고 두 사람이 공동 유세에 나섰지만 한 번 꺾인 주가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박근혜 후보 관련주 역시 크게 하락했지만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10일 아가방컴퍼니(013990)와 보령메디앙스(014100)가 10% 이상 밀렸고 EG(037370)와 대유신소재(000300), 대유에이텍(002880) 등 박 후보 친인척 관련주의 하락폭은 10% 안팎 내렸지만 그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12월 이후 주가 하락폭은 20%대로 그나마 문 후보 관련주보다 낙폭이 적은 편이다.

이는 최근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문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면서 투심도 여권 후보를 향해 기울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박원순, 나경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겨뤘던 서울시장 선거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박원순 테마주'가 판정승을 거두며 선거 당락을 앞서 대변하기도 했다.

◆주가 되돌림 시작 "朴테마주 하락도 시간문제"

아직까지는 박 후보 관련주가 판정승을 거두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대선이 임박할수록 양측 후보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테마종목들이 급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하락세는 이 같은 움직임의 전초전이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자는 "정치 테마주라는 것이 대부분 회사 실적과 무관한 인맥이나 두루뭉술한 정책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선거가 임박할수록 상승 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누가 당선되든 주가 되돌림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휘닉스컴은 홍성규 회장이 박원순 시장과 경기고 동창이라는 이유로 관련주에 편입됐다. 회사 주가는 서울시장 선거가 임박했던 지난해 10월 4800원대까지 급등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선거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며 전형적인 주가 되돌림 현상을 보였다.
일례로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인맥주로 꼽혔던 휘닉스컴(037270)의 경우 지난해 10월14일 장중 4815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거 이전 수준인 17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인맥주인 모헨즈(006920) 역시 작년 7월 8500원대까지 급등했던 주가가 최근에는 2800원대로 주저앉았다. 박 시장이 당선됐지만 상승 모멘텀이 불과 1년을 못 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또 다른 증권사 투자전략 부서 관계자는 "테마주 투자는 리스크(Risk·위험)를 감안할 수 없는 만큼 투자라기보다 '운'의 영역에 가깝다"며 "건전한 투자가 아니라는 점과 한 번 급등한 주가는 반드시 급락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