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운명: 이 사람이 곧 죽는다'라는 선정적인 제목과 함께 4일자(이하 모두 현지시간) 뉴욕포스트 신문 1면 전면에 놀라운 사진이 실렸다. 사진은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될 한 남성을 담고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남성은 승강장에 다시 올라오기 위해 매달려 있었다. 남성의 시선은 이미 철로에 들어선 열차에 고정돼 있다.
지난 3일 재미동포 한모씨가 미국 뉴욕 맨해튼 지하철G라인 하행선 승강구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중 흑인 남성에게 떠밀려 선로로 추락해 플랫폼에 올라오는 도중 열차와 플랫폼 사이에 끼어 참변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 증언에 따르면 범인은 자꾸 걸어다니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등 정신이상자로 보였다고 한다. 이런 행동을 막으려다 실랑이 끝에 한씨가 철로 쪽으로 떨어지는 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 사건에서 한국인들이 크게 공분한 점은 피해자가 한국 출신이라는 점보다 그 현장에 있던 뉴욕 시민들 태도였다.
승강장에 매달려 죽음의 사투를 벌이는 한 씨에게 누구 하나라도 손을 내밀어 주었을 법한데…. 뉴욕시민들의 반응은 도움은커녕 한 프리랜서 사진작가의 셔터 누르는 소리가 전부였다. 플래시를 터뜨려 기관차에게 알리려 했다는 사진작가의 변명이 있기는 했지만, 순간을 노린 직업정신을 감추려는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거미줄을 쭉쭉 뽑으며 날아다니는 영웅 '스파이더 맨'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공교롭게도 한씨의 참변이 일어난 미국 중심가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많은 남자들의 영웅심리를 자극하기도 했지만, 그런 영웅심리보다 가난한 젊은이인 주인공이 내 일처럼 앞장서 사람들을 구해줬던 정신을 언급하고 싶다.
한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철로에 떨어진 사람이 위험한 순간을 모면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안도하기에는 이르다. 뉴욕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로만 치부할 일도 아니다. 문화적 차이를 논하기에 앞서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게 없는데 정작 그걸 잊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 자본주의라는 사회적 특성 때문인지 어느 나라나 사람들의 성향은 점점 개인주의로 흘러가고 있어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