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침대와 가구 vs 엄마와 어머니

장철호 기자 기자  2012.12.10 09:16:5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탤런트 박상원이 몇 해 전 A사 침대 광고에 나왔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광고카피가 오래토록 회자됐다.

당시 초등학생 시험문제에 다음중 가구가 아닌 것은 이란 문제가 출제됐고, 광고 카피에 익숙했던 초등학생 상당수가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고 답했다. A사도 이 광고가 어린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감안, 얼마되지 않아 광고를 중단했다.

엊그제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의 시험문제를 보고 좀 황당했다. 난이도 측면에서 답을 사전에 커닝하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문제도 많았다.

특히 딸 아이의 시험지에서 오답으로 처리된 바른생활 문제가 눈길을 끌었다. ‘가족을 위하여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기도 하며, 저를 낳아주신 분입니다. 누구일까요? ’하는 문제였다.

딸아이의 답은 ‘엄마’였다. 선생님이 요구하는 답은 ‘어머니’였다. 국어사전에 엄마의 정의는 ‘어머니를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다. 초등학교 2학년 9살 딸아이에게 왜 틀렸는지, 설명해 줄 수 없었다. 대한민국 천지에 9살짜리 어린이가 모친을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 어머니라고 부르는 케이스가 몇 명이나 될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시험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다. 변별력을 갖춰야 하지만, 이 같은 행태의 정답 처리는 전라도 말로 좀 ‘거시기’하게 느껴진다.

이왕 애매한 답변이라면, 정답처리해 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아침 일찍부터 학교와 학원을 다니면서도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은 딸. 바른생활 85점 맞은 딸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