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부든 투자든 크게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참담한 실패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성패여부와 관계없이 그 원인을 분석해보면 명쾌하게 하나로 정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가 더 많다. 일단 성공은 논외로 하고 실패한 사례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최소의 법칙'이 적용된다.
'최소의 법칙'이란 1840년 독일의 식물학자 리비히(J. Lievig)가 발표한 이론으로 '필수 영양소 중 식물의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넘치는 요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요소'라는 내용이다. 가령 식물의 정상적인 생장에 필수적인 질소, 인산, 칼륨, 석회 중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다른 것이 아무리 많아도 식물이 제대로 자랄 수 없다는 얘기다.
이는 식물의 생장뿐만 아니라 세상사에도 꼭 들어맞는다. 물통이 아무리 커도 한쪽 귀퉁이가 낮을 경우 물은 그 이상 담을 수 없다. 컴퓨터의 성능을 결정짓는 것은 가장 훌륭한 성능의 부품이 아니라 가장 뒤떨어지는 부품이다.
이 '최소의 법칙'을 투자에 접목해보면 우리가 번번이 실패하는 것은 투자자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여러 자질 중 가장 취약한 부분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용광로처럼 들끓는 주식시장은 매 순간마다 다른 상황을 연출하며 매번 다른 자질을 요구한다. 어떤 때는 과감함이 필요하고 또 다른 순간에는 지긋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조금 빠르고 가벼운 움직임이 필요한 때도 있고 진중한 호흡으로 장을 지켜봐야 할 순간이 있다.
주식시장이 만들어진 이후 주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거나 계량하려는 무수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모든 시도는 그저 참고자료만 제공할 뿐 사실상 무모하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벌어진 상황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저 시장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며 반드시 시장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
깊고 넓게 생각하고 멀리 보며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스스로를 단련할 때 우리는 비로소 시장이 요구하는 자질과 자세를 갖추게 될 것이다.
정효철 HMC투자증권 광주지점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