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에게 이윤 창출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면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사기업들도 사회공헌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유관기관에 속하는 한국거래소(KRX)가 지난 28일 부산밥상공동체연탄은행에 연탄 5만장을 기부했고, 금융투자협회도 부산지역서 사랑의 연탄 4000장을 기부했습니다. 더불어 미래에셋그룹, 우리금융그룹,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도 이에 동참하며 훈훈한 사랑나눔을 펼쳤습니다.
연말이 되면 으레 들리는 연탄 기부가 낯설지 않을 법도 한데요. 그러나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도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많다는 점에서 흠칫 놀라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잊혀져가는 난방연료 연탄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구멍을 여러 개 뚫어 구멍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연탄은 화력이 강하고 다루기 쉽다는 장점으로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난방용으로 널리 이용됐는데요. 1970년 연탄소비량은 1183만톤, 1980년에는 2080만톤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연탄소비량은 1986년에 정점을 올라 2692만톤에 달했는데요. 이후 채탄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평균 탄질 또한 감소해 외국산을 수입해서 섞어 쓰게 됐고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가스 사용이 늘면서 연탄 사용은 점차 줄게 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 탓으로 연탄 소비가 오히려 늘어난 지역도 있어 눈길을 끄는데요. 부산시가 5일 발표한 '2012년 연탄소비가구 현황'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연탄소비가구는 2151가구로 지난해 2152가구에 비해 고작 한 가구에 주는데 그쳤으며 9개 구·군의 연탄소비가구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조사된 연탄 사용가구는 3700여곳이었으며, 연탄 사용가구 10가구 중 8가구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이었습니다. 서울시가 에너지 취약계층 861가구를 대상으로 난방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연탄을 난방연로로 사용하는 가구는 262가구였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133가구(51%)는 65세 이상의 혼자 사는 노인이었습니다.
또 이들 노인가구 가운데 보호가 필요한 기초생활수급자는 112가구(84%)로, 겨울철 난방여건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제적 부담으로 전혀 난방을 사용하지 않는 가구도 10곳(3%)이나 됐습니다.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들이 마땅히 박수를 받아야 하겠지만 아름답게 포장된 '사랑의 연탄' 배달 이면에는 추위에 떨고 있는 독거노인들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운데요. 밖으로 보이기 위한 활동이 아닌 그들의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진정한 봉사가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기자인 필자의 지나친 욕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