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12월 7개사·12개 펀드, 1500억원 규모로 야심차게 출범한 한국형 헤지펀드가 1년 만에 1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한 가운데 현재까지 나타난 운용상의 문제점과 내년 성장가능성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는 현재 12개사, 19개 펀드로 늘었고 전문 운용인력은 69명으로 집계됐다. 수탁액은 1조3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배가량 증가했다. 운용전략은 롱쇼트 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가 전체 19개 중 14개로 대부분이고, 합전략은 4개, 채권 차익거래는 1개로 조사됐다.
이 같은 운용현황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내 헤지펀드가 공매도·레버리지를 크게 활용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시장 혼란이 없었던 만큼 현재까지는 연착륙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금융위 관계자의 진단과는 달리 현재까지 수면위로 드러난 문제점도 상당하다. 우선 국내 헤지펀드 규모는 해외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수탁액만 따져도 확연히 드러난다. 일례로 미국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트의 수탁액은 761억달러, 우리 돈 82조원 수준으로 한국 헤지펀드 수탁 총액의 80배 이상이다.
또한 헤지펀드 전문가의 확충도 보안해야 할 과제다. 현재 국내 헤지펀드 운용 전문인력은 70명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어 업체당 애널리스트만 수십명에 달하는 해외 헤지펀드와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시장가격이 높은 쪽을 공매도(short)하고, 낮은 쪽을 매수(long)하는 롱쇼트 전략 및 극소수의 매니저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 현재 19개 헤지펀드 가운데 12개가 원금을 잃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제 막 국내 헤지펀드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나머지 3대 연기금도 아직 헤지펀드에는 투자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매크로와 롱쇼트, 차익거래, 멀티전략을 사용한 대부분 글로벌 헤지펀드가 최소 3년 이상에서 수익을 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제기된 문제와는 별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이뤄진 자산운용사 수탁고 기준조건 폐지 등 헤지펀드 활성화를 위한 진입요건 완화 방안에 따라 투자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자산운용사 12곳, 증권사 5곳, 자문사 6곳 등 최대 23개 사업자가 추가로 시장에 들어서는 등 2~3년 내 3조에서 5조원 규모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전망은 성장을 견인할 핵심변수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며 "향후 저금리 국면에서 중위험·중수익의 대체투자 니즈가 강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