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5일 대한제과협회(이하 협회)가 대기업 빵집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SPC그룹)와 뚜레쥬르(CJ푸드빌)의 횡포 및 불공정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무분별하게 매장을 확장해 동네빵집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게 대한제과협회 측의 주장이다.
이날 김서중 제과협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여년간 협회 차원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과 6차례에 걸쳐 상생·동반성장 방안을 논의했지만,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은 갖가지 변명으로 상황을 피하면서 요구사항을 묵살하고 있다"며 "이들의 부당함을 고발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협회 주장을 요약하면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확장 자제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동네빵집 상호변경 등 압력행위 금지 △제휴카드 혜택 폐지 등을 통해 공정하게 경쟁하고 동반성장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를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측은 "동반성장위원회가 마련한 조정협의체에 성실하게 임해왔으며 요구사항을 거부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협회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지금까지 한쪽이 어떠한 입장을 주장하면 다른 쪽이 반박하는데 급급할 뿐,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고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뒷전인 모양새다. 정작 가장 중요한 영세 제과점주의 생존과 베이커리 산업 성장 방안 등 '알맹이'는 쏙 빠져버린 것이다.
협회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서로의 입장차만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울수록 그 피해는 결국 영세 제과점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는 또한 결국 베이커리산업의 쇠퇴를 가져올 게 불 보듯 뻔하다.
실제 최근 협회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상생을 둘러싼 논란으로 새롭게 베이커리 가맹점을 오픈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물론, 베이커리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에 다다른 탓도 있겠지만 기 진출 업체들끼리 사네 못 사네 싸우는 통에 산업 자체의 몰락이 점쳐지는데 어느 누가 배짱 좋게 빵집을 하겠는가.
협회는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상생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더 큰 규모의 행동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도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불매운동'으로 협회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협회가 소속 회원인 자신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협회비 반환청구 소송과 협회 탈퇴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협회를 믿고 회원으로 활동했음에도 불구, 기만행위에 대한 괘씸죄를 묻는 셈이다.
서로 흠집내기를 넘어서 강경 대응으로 맞선 이후, 상처만 남은 채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제는 더 이상 서로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고, 힘들다고 토로할 것이 아니라 영세 제과점주들이 상생하고 베이커리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절실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협회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모두 자신의 이익만 쫓을 것이 아니라 서로가 상생하고,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공생전략을 내놓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