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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인기 잡아끌 7대 주거 트렌드는?

고객 니즈에 꼭 맞는 맞춤형 주택·올레길 벌써부터 부각

박지영 기자 기자  2012.12.06 17: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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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주거공간 트렌드는 뭐니 해도 '작다'란 한마디로 축약된다. 1~2인 가구가 부쩍 늘어나면서 작은집 품귀현상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그렇다면 2013 계사년 주거문화는 어떻게 바뀔까. 전문가 153인이 예상한 내년도 주거공간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다.

부동산개발업체 피데스개발과 한국갤럽이 학계·연구기관·금융권·건설업계·공공기관 등 전문가 1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3년 주거공간 트렌드는 '3동(이동·협동·감동) 3유(점유·공유·향유)'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전문가들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거주공간의 전국적 '이동현상'이 일상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부쩍 많아지면서 협동조합 등 다양한 '협동 프로젝트' 출현을 예상했다. 여기에 인간의 욕구가 점차 고차원적으로 바뀌면서 '감동'을 찾는 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짐작했다.

   
핵가구가 세분화되면서 소형주택도 점차 다양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2~3인용 주택 평면사례. 출처: 강남 라르고, 유탑 유블레스, 전주로자벨시티2.
특히 전문가들은 앞으로 '내 집'에 대한 욕구가 지금처럼 크진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필요한 기간 동안 원하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권리(점유)'만 주워진다면 굳이 내 집을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만큼 실속형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주방이나 거실 등도 함께 '공유'하는 2013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주말엔 자연을 누리고 주중엔 일상공간 속에서 힐링하며 향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전망했다.

◆2013년 주거키워드 '3동 3유'

그렇다면 이러한 주거키워드를 만족시킬 수 있는 주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피데스개발은 그 첫 번째로 소형주택의 세분화와 다양화를 꼽았다. 실제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돼 왔던 '1~2인 가구'는 연령이나 소득수준, 거주상태 등에 따라 뚜렷이 나뉜다.

예를 들어 1인 가구의 경우 2030세대 대학생일 수도 있지만 3050세대 싱글족일 수도 있다. 또 국내외 기러기족일 수도 있고, 주말부부일 수도 있다. 그만큼 1인 가구라고 해도 다 같지는 않다.

   
일본의 오토바이 마니아 주택. 출처: 네이버 블로그.
이에 따라 그 동안 보편화한 초소형 원룸주택이 2013년 들어선 소비자 니즈에 맞게 맞춤형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게 피데스개발의 진단이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장은 "핵가족이라고 해서 다 같지만 않다"며 "자취하는 사회초년생과 골드미스, 시니어 싱글은 1인 가구라는 것을 제외하면 공통점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초년생의 경우 집은 작아도 대중교통이 편리해야하지만 골드미스는 대부분 자차가 있어 무엇보다 주거의 쾌적성을 중요시 여긴다"며 "핵가족 빅뱅시대를 맞아 타입별 세분화 주택이 곧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피데스개발은 아울러 소형주택 반란을 예고했다. 단순 원룸구조에서 벗어나 별도 침실을 갖춘 '집 같은 집'이 늘어날 것이란 견해다.

두 번째로 피데스개발은 협동해 짓고 공유해 사는 'CO&CO(Collaboration&Co-housing)시대'가 곧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취미나 생활양식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살 수 있는 주거형태가 진화해 더욱 보편화될 것이라는 게 피데스개발 측의 추정이다.

이에 대한 예로 피데스개발은 일본 오토바이 마니아 주택과 우리나라 마포 성미산 마을을 소개했다.

세 번째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터를 잡고 사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포린-후드(Foreign-hood)시대'를 예고했다. 피데스개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자 수는 1100만명으로, 2016년에는 1430만명 2020년에는 2000만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우리 일상 속 이웃이 되는 시대가 조만간 온다는 것.

네 번째, 기존 주택관리서비스에서 벗어나 임대중개·시설관리·생활코디 등을 제공하는 홈-매니저 서비스가 곧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움직이는 고객을 따라다니며 서비스하는 홈 매니저가 곧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 센터장은 "특히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임시거주 형태로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관리서비스가 더욱 필요하기 때문에 세종시 등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고객을 따라다니면서 특화된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다섯 번째로 도심 속 골목길의 부활을 예고했다. 뉴타운 등 대규모 도시 재개발시대를 지나 새로운 트렌드인 '마을 만들기'가 생겨날 것이란 얘기다. 이 과정에서 이제는 세계적 문화상품이 된 제주 올레길이 자연스레 도심 속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 근거로 전문가들은 요즘 아파트 추세를 예로 들었다. 아파트마저 단지 정문에서 현관까지 이르는 통로에 산책로 등 올레길을 만든다는 것.

여섯 번째로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을 넘어 개성공간 재탄생을 예상했다. 이름하야 '공간 하이-모델링'이다. 라이프스타일 진화에 따라 기존 공간에 새로운 기능이나 용도를 결합한 '공간 하이브리드'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남는 방을 게스트룸이나 화랑, 부티크로 만들어 재택근무공간으로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부연이다.

김 센터장은 "낡고 불편한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을 넘어 '더 높은' 개성적 가치부여를 통한 공간 재탄생을 의미하는 하이 모델링 트렌드가 붐을 이룰 것"이라며 "기존 주거공간을 재활용하기도 하고 비주거공간이 주거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등 다양한 사례가 나타날 것"이라고 도움말을 더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sheremetyevo 국제공항 안에 위치한 2인 침실을 갖춘 sleep box.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2013년을 일상적 노마드 전성시대로 정의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이사하는 '에듀 노마드'에서부터 은퇴 후 귀농하는 '힐링 노마드', 전세대란으로 인한 외곽 이전 '푸어 노마드' 등에 따른 모바일 홈이 급증할 것이란 예고다.

김 센터장은 "내년은 다양한 핵가족으로 분화, 이사수요 증가, 협동조합법 실시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 주거공간이 진화, 발전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특히 '3동 3유'라고 하는 큰 특징이 두드러지는 만큼 변화하는 주거트렌드에 맞는 주거상품들이 개발돼 고객만족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