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TV화면이 바뀌면서 한 차원 높은 화질과 영상 구현 덕에 소비자들은 눈앞에서 직접 제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됐습니다. 덕분에 홈쇼핑 산업은 매출 상승에 대한 희망찬 기대를 하게 됐죠.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선 여전이 홈쇼핑이라는 채널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오감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홈쇼핑업계는 패션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청자와 모델을 동화시킬 수 있는 공략을 펼치는 추세입니다.
CJ오쇼핑은 여배우 고소영을 모델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위촉, PB제품들의 판매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GS샵은 디자이너 손정완과 손잡고 'SJ.WANI(에스제이 와니)'를 독점 론칭했으며 현대홈쇼핑은 패션잡화 브랜드 '미타'를 통해 배우 이승연이 브랜드 기획 단계부터 참여, 직접 홈쇼핑 방송에서 상품 설명 및 코디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죠.
홈쇼핑들이 이렇듯 패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마진률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지난달 8일 허태수 GS샵 사장은 "향후 홈쇼핑이 더 발전하려면 패션뷰티 부분을 강화해야 된다"며 "전기전자 제품은 소비자들 수요가 떨어지고 너무 가치가 낮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패션 상품이 생활가전이나 주방용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갖기 때문에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젊은 층을 홈쇼핑 고객으로 유인할 수 있는 기대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패션상품은 반품율 높아 구조적으로 수수료가 높기도 합니다.
하지만 홈쇼핑 채널이 패션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판으로 삼기에는 오감만족이란 한계성이 남아 있습니다. 180cm가 넘는 늘씬한 모델은 목이 헤진 티셔츠를 입어도 명품으로 보입니다. 그런 모델이 방송에서 선보인 제품을 구입해 입어봤을 때 '과연 동일한 제품을 제대로 보내준 것인지' 배신감 비슷한 '멍한 느낌'을 가진 것은 본 기자뿐일까요.
GS샵은 최근 그러한 고객을 배려하고자 늘씬하고 멋진 모델 옆에 170cm의 키와 105사이즈의 신체구조를 지닌 실제 GS샵 FD(Floor Director)를 '표준모델'로 세워 방송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자신감 넘치는 GS샵 FD의 모델 연출이 너무도 현실적이라 영상을 보는 내내 웃음을 떨칠 순 없었지만, 그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날 방송된 제품 매출이 긍정적이었을지도 자못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