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그리스 지원 합의 등 대외 여건이 개선되며 안전자산 선호심리도 다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유입되며 전통적인 '산타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2년 11월 채권 장외시장 동향'에 따르면 장외 채권 금리는 지난달 말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지원 합의와 정부의 선물환 규제 등으로 재차 오르며 지난달보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채권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하락한다.
◆11월 장외 채권금리 소폭↑…위험자산 선호 신호?
금투협 채권부 관계자는 "지난달 국내 산업활동 동향이 부진했고 미국 재정절벽 우려 등이 불거져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그리스 지원 합의 등은 안전자산선호 심리를 다소 약화시키는 역할을 했다"며 "여기에 선진국의 경기지표 개선과 정부의 선물환 규제 등도 시장에 비우호적 요인으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달 채권 발행 규모 역시 줄었다. 회사채와 금융채 발행이 줄면서 전체 채권 발행 규모는 전월대비 2.86%, 1조5600억원 감소한 52조96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회사채(ABS 제외) 발행액은 6조5100억원으로 A등급 이하 회사채 위주로 발행액이 줄었다.
채권 장외 거래량 역시 한 달 만에 2.7% 줄어 514조6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개인은 전월대비 2471억원 감소한 7500억원을 거래한 반면 외국인은 전월대비 1조3400억원 늘어난 4조3600억원을 순매수하며 대조를 이뤘다.
채권시장을 달궜던 열기가 다소 식은 가운데 5일 중국 상하이증시는 거래량 급증을 발판 삼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런 까닭에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도 연말랠리 가능성이 불붙고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주가가 반등하는 이른바 '산타랠리' 가능성에 대해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적잖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 '수급 방향타' 외국인·기관 움직임 심상찮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가 60일선을 중심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지만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일부 지표 개선세로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있고 재정절벽 해결 기대감도 여전하다"며 "코스피는 당분가 1890~1980선 사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만약 60일선 돌파에 성공할 경우 V자형 반등도 가능하다"면서도 "만약 실패한다면 역머리어깨형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경기의 재평가와 유동성 추가 확대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코스피가 박스권 장세를 마감하고 2050선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증시의 연말랠리 여부를 결정짓는 방향타는 '수급'이라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경계 대상이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내년 2분기까지는 미국 재정절벽 우려가 시장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 포지션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내증시의 박스권 흐름을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 투자자 역시 지난 9월부터 적극적으로 자금을 집행했기 때문에 연말 추가로 쏟아 부을 자금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
일례로 국민연금은 9월 이후 주식 비중을 크게 높이면서 국내 주식 목표 투자 비중인 19.3%(76조5000억원)를 거의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또 연금이 올해 초 목표한 6.6%의 수익을 이미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추가 급락해 저가매수 매력이 부각되지 않는 이상 추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