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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첫 TV토론, 3인 3색 평가는?

朴 순발력 부족 - 文 존재감 상실 - 李 작정하고 朴 난타

이보배 기자 기자  2012.12.05 1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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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할때는 웃고 있지만…"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앞두고 초청된 박근혜-문재인-이정희 후보가 토론 시작 전 손을 맞잡고 있다.

[프라임경제] 대선후보 초청 첫 TV토론이 세 후보의 치열한 공방 끝에 막이 내렸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는 '3인 3색'의 모습을 보여줬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박 후보는 차분함을 보여줬지만 순발력이 부족했고, 문 후보는 논리적으로 응대했지만 이 후보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인상을 줬다.

반면 사실상 양자구도로 진행되던 대선판에 당당히 명함을 내민 이 후보는 토론 진행 내내 시종일관 박 후보를 향해 맹공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기조연설에서 박 후보는 "이번 대선은 우리나라가 준비된 미래로 가느냐 실패한 과거로 돌아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면서 "국민의 삶을 챙기는 민생 대통령이 필요하고 저는 그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상대를 실패시켜 성공하려는 정치, 서로 싸우려는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면서 "저라도 나서 우리 정치를 바꾸자는 게 여기까지 왔다. 싸우지 않고 보복하지 않는 품격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5년간 참극을 만든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진보적인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문, 정치혁신 동의…안보 문제 충돌

TV토론의 핵심이었던 박 후보와 문 후보 간의 양강대결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논쟁이 이어졌다. 두 후보는 정치혁신 방안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며 쇄신 의지를 드러냈고,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과 안보 문제 등에서는 서로 충돌했다.

문 후보는 "저와 박 후보 사이에 공통정책이 참 많다"면서 "공동정책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 이전이라도 당장 이번 국회에서부터 공동으로 실천하자는 공동실천선언에 합의하고 여야 공동으로 법안 제출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으며 박 후보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박 후보는 "여야 합의로 공통분모가 있는 것은 지금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으나, 여야정정책협의회의 제안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무엇이)더 도움이 될 것인지를 잘 검토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안보 문제와 관련 문 후보가 "참여정부는 5년 동안 북한과 한 건의 충돌도 없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박 후보는 "진짜 평과와 가짜 평과는 구분해야 한다"면서 "퍼주기를 통해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박-이, 설전 혹은 충돌…공격 또 공격

이 후보는 이날 토론 첫 질문에서부터 박 후보와 강하게 충돌하며, "박근혜 잡으러 왔다"는 인상을 강력하게 남겼다. 리더십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에 '구시대 제왕적 리더십의 전형'이라며 박 후보를 맹비난 한 것.

   
"이제부터 전쟁이다" 토론이 시작되자 세 후보는 각자의 스타일대로 토론에 임했으며, 특히 이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보여줬던 것처럼 전태일 열사의 동상에 헌화하겠다며 쌍용차 노동자의 멱살을 잡아끌어내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불통"이라면서 "유신독재 퍼스트레이디가 청와대로 가면 여왕이 될 것"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박 후보 역시 이 후보가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는다며 국가관을 문제삼았다.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당과 후보는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의 공세에도 이 후보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 기필코 박 후보를 떨어뜨리겠다"면서 강세를 더했다.

사회자가 자주 이 후보에게 "주제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심지어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정부를 지칭하며 '남쪽 정부'라는 표현을 쓰기도 해 종북 논란을 더했다.

◆박-읽을 게·문-낄 데가·이-잃을 게 없다

대선후보 TV토론이 끝나자 첫 TV토론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지지율 1%도 안되는 이 후보가 토론회를 뒤흔들어놨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후보는 차분하고 조근조근하게 말했지만 순발력 부족이라는 한계를 드러냈고, 문 후보는 논리적으로 설명했지만 박-이 대립 구도 속에 존재감을 잃었다. 전체적으로는 후보들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다보니 논점이 흐려지고 동문서답식 답변이 많아 정책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후보의 활약(?)으로 이번 토론 이후 '이정희 변수'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철수 변수가 사라진 대선에서 앞으로 이정희 변수가 박 후보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문 후보의 표를 갈라놓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선거 전 이 후보의 사퇴는 기정사실화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기필코 박 후보를 떨어뜨리겠다는 이 후보의 말마따나 앞으로 두 차례(10일, 16일) 남은 TV토론에 참석해 박 후보를 다시 한 번 뒤흔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이날 TV토론을 후보별 한 문장으로 압축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희 - 나는 잃을 게 없다.
박근혜 - 나는 읽을 게 없다.
문재인 - 나는 낄 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