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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청년창업가 '명목상 지원 프로그램 아쉬울 뿐'

실적 제시요구 등 순수 창업 대출 꿈도 못 꿔

이종희 기자 기자  2012.12.04 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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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기업 취직만이 살길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아닌가 싶다. 대다수 목표와는 다르게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한 청년들이 이를 증명해 주듯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청년 창업, 초기자본 마련에서부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청년 창업 지원프로그램의 벽에 부딪히다 보면 이 역시 쉽고 넓은 길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수많은 업체가 새로 생기고 사라지는 시내 번화가의 사진. 현재의 창업 정글에서 청년 창업가들이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청년 창업가들은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존재하고 있으나 실제적인 혜택부분에서 빛을 발하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매년 음식점이나 소매점 등 소규모 자영업체가 60만개 새로 생기지만 이 중 살아남는 업체는 2만여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외식산업협회가 소상공인진흥원과 함께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영업자 관련 통계자료 분석한 결과, 연평균 59만5336개의 사업체가 신설되지만 57만7501개가 휴업이나 폐업을 해 사라진다. 음식ㆍ숙박업 분야의 신규 사업체가 1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71.6%이지만 2년이 지나면 54.1%로 생존률이 떨어지고, 3년이 지나면 43.3%, 4년 후에는 35.7%로 생존률이 줄었다. 5년 후 생존률은 30%에도 못 미치는 29.1%였다.
 
어느 정도 자본과 연륜이 있는 일반 창업도 이런 상황인데, 청년 창업의 경우는 어려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경제 위기로 얼어붙은 경기상황에서 청년 창업에 나선 이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봤다.

미대 조소과 출신 여성 5명으로 구성된 다이어트 도시락 외식창업 '슬런치'는 창업 1년 만에 연매출 10억원을 넘기는 성과로 체인점 문의와 각 기업 러브콜을 받고 있다.
  
요리 비전공자 남성 3인이 모인 '웃어밥'이라는 주먹밥 사업은 현재는 5명으로 식구가 늘었다.

일반 휘트니스 센터와는 다르게 의학지식으로 운동을 가르치는 '매피 휘트니스 센터'는 체육학과 출신으로 대학 2학년 때부터 창업을 계획한 박주연 대표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형과 함께 뜻을 모아 일산에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경우다.  

시작이 반이라지만…, 막상 엄두가 나질 않는 초기자금 마련은?

청년 창업의 가장 큰 애로점은 창업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다. 연매출 10억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슬런치' 초기자금은 3500만원이었다. 그동안 직장생활하면서 사업을 구상하고 모아온 돈으로 6개월 정도를 예상한 전혜옥 대표의 투자금이다.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며 개인회사로 운영됐던 슬런치는 올해 3월 법인등록을 마쳤다. 초기 투자한 돈은 이익과 함께 모두 회수할 수 있었고 법인 등록 후 멤버들과 함께 지분을 나눴다.

평소 한달 순 매출은 4000~5000만원으로 성수기에는 8000만원정도 된다. 다이어트를 신년목표로 삼는 고객으로 1월과 여름을 준비하는 고객으로 5월, 추석과 구정이 있는 9월과 10월 이후가 성수기다. 연말 회식이 많은 11월과 12월은 비수기에 속한다.

'웃어밥' 청년들은 네네치킨·국대떡볶이·놀부보쌈등 자리를 확실히 잡은 업체 대표를 직접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일단 무엇이라도 진행한 후 다시 찾아와보라는 조언에 청년들은 선배에게 500만원 빌려 이대 인근에 2룸 방을 빌렸다. 무자본 노점으로 당장 시작 할 수 있는 주먹밥을 아이템으로 잡았다.

이와는 좀 다르게 박주연 매피 휘트니스대표는 자신명의 집으로 1억3000만원 정도 담보대출을 받아 일산에 휘트니스 센터를 마련했다. 함께 운영하고 있는 '흔남 까페'는 월세 50만원정도이다. 

박 대표의 주 사업은 휘트니스 사업으로 평균 매출은 4000~5000만원이고 성수기에는 7000~8000만원이다. 1월~5월·9월·10월·11월이 성수기이고 6월·7월·8월·12월이 비성수기로 분류된다. 흔남 더치 앤 빈 카페매출은 평균 2000만원정도로 꾸준한 편이다.  

청년 사업 지원 프로그램…? 한 푼도 빌리지 못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출 프로그램에 기대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댈 수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전혜옥 슬런치 대표는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중소기업 지원자금·창업자금등 특히 여성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많은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지원이 아닌 3~4%의 저금리 대출이다"며 "말이 지원이지 실질적인 혜택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전 대표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일지 모르나 저희는 담보나 대출 없이 사업을 진행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실효성과 관련, 최성호 웃어밥 대표는 자신들은 아예 해당사항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출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있다. 그러나 디자인이나 어플리케이션·제조업 등 혁신사업만 이에 해당 된다"며 자신들은 외식업 사업으로 생계형 사업에 속해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에서 벗어나 해당사항이 없는 것으로 간주됐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공덕에 있는 신보·중보·기보를 직접 돌아다녀 봤지만, 모두 헛수고였다"며 "담보도 없고 직업도 없고 매출 내역도 없어서 돈을 한 푼도 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특히 신보 같은 경우는 대출을 하기 위해선 2달에서 10달 사이에 매출액이 있는 경우에 가능"하다며 "아예 발판 없는 사람들이 대출을 빌리러 오는 것인데 그럴 수 없게 돼 있다"며 "매장을 열기 위해 대출을 찾아갔으나 매장이 없어 부동산계약서나 사업자등록서와 같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박 대표도 마찬가지로 "청년창업대출 제도가 애매하다. 창업자금이 필요해서 신청하는 것인데, 창업 후 실적을 제시하라고 한다"며 "순수 창업 시에는 대출이 안된다. 창업 시작단계가 아닌 창업후의 대출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업 외에도 인테리어·홈피·회계 등 돈 들어갈 일 태산… 지원 절실

이들의 성공 요인을 보면 여러 가지 돈 쓸 일에 외주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행운이 따랐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홍대앞 파스타 이태리 음식점에서 8년 경력의 주방장과 영국에서 공부한 이가 메뉴를 맡아 관련 시행 착오와 비용 지출을 줄이는 식이다. 인테리어 일을 하고 있는 혜옥씨, 웹 디자인 등 각자 다른 분야에 일을 하고 있는 멤버들이 각자 파트를 맡아 외주에 맡길 필요 없이 내부에서 모두 처리가 돼 초기 자금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다만 회계처리 등은 어쩔수 없이 외부에 맡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창업 초기 투자 비용이 들어갈 부분이 상당히 많고 다양해 많은 이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자 또 하나의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초기 지원으로 청년 창업자들이 제반 사항을 처리함에 있어 일정한 물질적·심리적 도움을 받으면 사업 안착 비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창업 도우미'등 초기 지원 프로그램의 제도적 뒷받침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한편 '동업'이 정답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혜옥씨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창업시작 한달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개인회사로 운영하다가 올해 3월 법인등록 했다. 초기에 투자한 돈은 이익과 함께 모두 회수한 상태로, 법인 등록 후 멤버들과 함께 지분을 나눴다고 한다.

전 대표는 "동업하기를 권장한다"며 "같은 분야의 사람이 함께 하는 것보단 서로 각각 다른 전문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하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업에 대해 최 대표는 "서로의 단점을 보안해 함께 이뤄나갈 수 있다"며 크게 호응했다. 자신만의 비법은 '협업'이라고 까지 평가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동업에 대해 "운영자금과 창업이라는 부담을 나눌 수 있고,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을 드러냈으나 "서로의 의견 충돌로 인해 경영 방식에서 부딪힐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