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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코리아, 화재 위험 차량 국내 출시 강행

엔진 리콜 사유 원인 파악 불투명…회사 측 "아직 결정된 바 없어"

전훈식 기자 기자  2012.12.04 13: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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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시장에서 2013년형 올 뉴 퓨전의 출시를 앞둔 포드코리아가 미국에서 날아온 리콜 소식에 의외로 침착한 모습이다. 더군다나 이번 리콜 사유가 '에코부스트' 엔진의 화재 가능성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와중에 포드코리아는 올 뉴 퓨전의 국내 출시를 강행한다고 밝혀 국내 고객을 우롱 한다는 시선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원인 불명의 에코부스트 리콜사태과 이를 바라보는 포드코리아의 입장에 대해 살펴봤다.

포드자동차가 지난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1.6ℓ 엔진 탑재 차량 8만9153대를 자발적으로 리콜 한다고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중형세단인 '2013 퓨전'과 SUV인 '2013 이스케이프' 중 1.6ℓ '에코부스트(EcoBoost)'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리콜 대상으로, △퓨전은 1만5833대 △이스케이프는 7만3320대가 이에 해당된다.
   
오는 10일 출시를 앞둔 '2013년형 올 뉴 퓨전'의 1.6L 엔진이 미국시장에서 리콜되면서 국내 판매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드코리아에 의하면 이번 리콜은 해당 차량들의 엔진이 작동 중 과열돼 화재가 발생한 사건들이 신고 된 데 따른 것으로,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고 미국 현지에서는 무료 대체 차량을 제공할 계획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포드코리아가 문제의 엔진이 장착된 2013년형 올 뉴 퓨전의 국내 출시를 강행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드 대표 엔진, 리콜만 세 차례…원인은 불명

포드 '에코부스트(EcoBoost)' 엔진 시리즈는 가솔린 직분사와 터보차징을 접목해 기존 엔진보다 배기량을 낮추면서도 동등 이상의 성능과 향상된 연비를 실현한 엔진으로, 업계 트렌드가 된 엔진 다운사이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포드는 2013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50만개의 에코부스트 엔진을 생산할 예정이며, 북미 제품의 90% 이상, 글로벌 제품의 80% 이상에 에코부스트 엔진을 탑재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1.6ℓ 에코부스트는 1600cc급 엔진이지만, 기존 2500cc급 엔진을 대체해 탑재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10월 출시된 '올 뉴 이스케이프'를 통해 처음 소개됐으며, 오는 10일 선보일 '올 뉴 퓨전'에도 탑재됐다.
 
하지만 최근 에코부스트가 북미에서 1.6ℓ 관련 리콜이 세 차례나 진행되면서 품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리콜 역시 엔진 과열로 인한 화재 발생 우려로, 다수 운전자들이 엔진 이상 메시지가 뜨는 현상을 경험했으며, 실제로 엔진 화재 신고 건수가 13건(이스케이프 12건·퓨전 1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얼마 전까지는 이스케이프 차량 품질이 먼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리콜로 인해 에코부스트의 품질에 초점이 맞춰졌다.

더군다나 정작 포드는 현재까지 결함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미국 현지에서 해당 엔진이 탑재된 차종에 대해 리콜만 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 포드를 담당하고 있는 포드코리아는 이번 리콜과 관련해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先출시 後리콜결정…"아직 내부적으로 정해진 건 없어"

사실 최근 포드코리아는 앨런 머랠 리 글로벌 CEO가 방한하는(8월) 등 국내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 역시 "소비자에게 최고의 제품과 세계적인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포드코리아는 최근 출시된 '포드 올 뉴 이스케이프'의 리콜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는 등 아직까지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부터 '올-뉴 퓨전'의 예약 판매를 시작한 포드코리아는 이달 말까지 예약 구매하는 고객에게 50만원 주유권도 증정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번 모델이 고출력, 고연비 및 매력적인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하는 자사의 차세대 중형 세단 모델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 향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퓨전에 대한 고객 기대치를 한 층 향상시키기 위해 일정에 맞춰 '사운드 오브 퓨전(Sound of Fusion)'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문화 활동도 전개해 나갈 눈치다.

이처럼 적극적인 퓨전 홍보에 나선 포드코리아지만, 이번 리콜에 대해서는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론칭 행사 당시에는 2.0ℓ 엔진 장착 모델(2대)이 전시되며, 1.6ℓ 엔진 장착 모델은 내년 1월 중순경부터 모습을 보일 예정"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추후 밝혀질 결함 원인에 따라 리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결과에 따라서는 사전 예약 고객들은 결함 의혹차량을 인도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출고된 이스케이프에 대한 리콜 여부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직 파악 되지 않았을 뿐, 이스케이프는 이러한 결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곤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포드코리아는 "아직 내부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다"며 리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표현했다.

물론 '리콜'이라는 제도만 두고 봤을 땐 무작정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볼 순 없다. 하지만 포드코리아는 이러한 사소한 배려 하나를 놓치면서 과거 국내시장에서의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아직 포드의 상품성 높은 차량들과 다양한 마케팅 전략 등 호재들이 존재한 가운데, 이번 리콜이 국내 소비자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