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물탐구] 박영숙 박사 "콜센터 서비스 표준화 돼야 성장"

KS인증, 콜센터 문제점 모두 반영돼 있어

김경태 기자 기자  2012.12.04 09:28:2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직장생활 37여년 동안 대부분 콜센터 업무에 종사하면서 취득한 노하우로 콜센터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체신부(현 지경부) 공무원을 거쳐 KT 콜센터를 마지막으로 명예퇴직을 하고, 콜센터 아웃소싱 회사인 부일정보링크 이사까지 역임했던 박영숙 박사가 바로 그다. 박 박사는 한국고객센터산업연구소 객원연구원이면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한양대학원 e-Biz CEO 최고과정을 수료했다. 또 전남대 일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도 취득했다. 현재는 한국표준협회(이하 KSA) KS서비스 심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런 박영숙 박사를 만나 KS서비스 인증과 콜센터 업계의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박영숙 박사가 처음 콜센터를 접한 것은 KT의 '한마음 센터'였다. 당시 '한마음 센터'는 현재의 콜센터처럼 모든 시스템을 갖춘 것이 아닌 전화만 놓고 민원이 들어오면 처리하는 단순 전화업무를 처리하는 센터였다. 하지만 고객들의 요구 사항이 점점 다양해지면서 소단위 콜센터로, 다시 소단위 콜센터가 대단위로 통합되면서 전문 콜센터로 발전하게 됐다.

그는 "KT에서 30년, 부일정보링크에서 7년 근무하면서 콜센터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쌓게 됐다"며 "현장에서 축적한 실무 경험과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얻게 된 이론과 지식을 콜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되돌려 주고 업계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콜센터 시장 질적 팽창 이뤄져야

"현재 콜센터는 고객을 단순하게 상담하는 곳이 아니다"고 말하는 그는 "콜센터의 상담사는 회사를 대표해 다양한 고객과 만나는 비대면 창구역할을 하는 곳으로 전문적이고 정확한 지식을 많이 필요로 한다"고 했다.

   
콜센터 운영 관건은 유능한 상담사를 확보해야 한다. 이런 유능한 상담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담사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역량을 계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과거 콜센터의 업무가 단순히 고객의 질문에 답변만 하는 데에 그쳤다면, 지금은 고객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가치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전문성이 요구되는 콜센터의 상담사들은 하루 평균 80콜에서 130콜 정도의 많은 상담을 소화해야 하는 힘든 일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다.

콜센터 상담사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마음과 생각을 집중해 경청해야 하며, 한마디의 잘못된 응대에도 고난이도의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콜센터 상담사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박 박사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전문적인 상담을 하고 있지만 단순 업무로 취급돼 급여 수준 또한 낮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콜센터가 양적인 팽창을 해 왔다면 향후에는 질적 팽창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질적 팽창이란 상담사의 업무를 전문직으로 인정해 급여, 복리후생, 근무 환경 등에서 많은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콜센터의 질적 팽창을 위해서는 우선 상담사들이 일하기 좋은 업무 환경 조성, 즉 급여나 복리후생, 근무 조건,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양립시킬 수 있는 가족 친화적 근무환경을 조성해 주는 등 근무여건을 개선해 줘야 한다.

둘째로 상담사들이 업무수행과정에서 겪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감정 치유와 회복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담사들에게 전문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역량 계발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무강도에 비해 콜센터의 근무 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상담사들이 역량을 계발하고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기업의 지원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며 "상담사, 관리자, 오너가 모두 협력해 이러한 질적 팽창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모든 콜센터에서 고민하고 있는 이직률의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KS인증' 받기 어렵지 않아요

KS인증제는 KSA에서 산업표준화법에서 정한 KS표준을 근거로 사업장에 맞는 사내표준(규정)을 정해 KS표준 이상으로 지속적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장에 인증을 수여해 그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이다.

한국표준협회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서비스 분야도 KS인증을 도입해 서울 다산콜센터를 필두로 KS서비스 인증이 시작됐다.

박 박사는 "현재 콜센터 업계에서는 KS인증을 받는 것을 무척이나 까다롭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현재 콜센터에서 하고 있는 업무가 KS표준에 다 담겨있기 때문에 사내표준을 KS표준에 맞게 적용한다면 심사받는데 훨씬 수월하다"고 말하며 "KS서비스 인증심사시 KS표준과 현장업무와 괴리가 있는 부분은 지경부 직원과 업계전문가 콜센터 현장 담당들이 몇 차례의 토론회를 거쳐 현실에 맞게 개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KS인증이 기존의 콜센터 업무만을 잘하고 있는 것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콜센터 경영 전반에 걸쳐 품질의 개선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가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 콜센터 업무에서 다소 등한시되어 온 조직의 중장기 비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콜센터가 KS인증을 받아서 콜센터 경영에 도움이 되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직의 꿈과 비전을 제시하는 틀을 제공하고 이것이 실현되는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KS인증이 선진적인 콜센터 운영에 기여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서비스 수준 평준화 돼야

"KS인증은 서비스 수준을 표준화하기 위해 제정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콜센터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라고 말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KS인증뿐만 아니라 모든 인증을 받기 위해서만 노력하고 그 기준을 제대로 지키려고 하지 않고 있다.

이에 그는 KS인증이라는 것은 기준에 의해서 제대로 관리가 되는지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보여주기 위한 것은 업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콜센터 사업장마다 인증을 받기 위한 것보다 관리를 위한 인증을 제대로 하고 있다면 모든 콜센터 기준이 한 단계 높은 평준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KS인증은 콜센터에서 운영에서 지켜져야 할 기본사항에 대해 문제가 되고 있는 고객센터 근무환경, 고객정보보호, 장애대응, 고객의 소리, SLA지표 등 체계적인 프로세스(P.D.C.A)가 제대로만 실행된다면 콜센터 업무가 더 표준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KS인증을 받은 콜센터 관계자는 "심사를 받기 위한 과정은 상당히 힘들지만 받고 나면 센터가 조금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며 "현장 담당자들이 이구동성으로 KS인증이 보편화 된다면 콜센터 업계가 한발 더 성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R, 교육·비전 병행해야

성공적인 콜센터 운영의 관건은 유능한 상담사의 확보에 있다. 콜센터에서 고민하는 가장 큰 문제는 상담사의 이직률이 높고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직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박 박사는 "일차적으로 상담사 인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담사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고, 또 콜센터 업계가 다른 업계보다 매력적인 일자리의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직장의 경우 퇴사하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 힘들지만 콜센터에서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콜센터로의 재취업이 쉽다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는 "KS인증과 관계없이 업계 전체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로 고객사와의 관계개선에 대해 이야기 했다. 고객사와 아웃소싱업체가 상생의 가치를 위해 상호 협력차원으로 관계를 개선하면 업계가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번째로 높은 업무강도와 감정노동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담사들의 정서적 건강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비록 초창기이지만 최근 몇몇 기업에서 상담사에게 심리치료와 힐링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모든 콜센터에 상담사를 위한 전문적인 심리 상담과 힐링 코칭을 제공하는 복지제도가 정착돼 상담사들이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해 건강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면 자연히 업무 성과는 향상되고, 이직률은 낮아지며, 그래서 상담사와 관리자, 오너 모두가 행복한 콜센터가 될 수 있다.

세 번째로, 상담사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역량 계발을 지원하는 것. 상담사들에게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많이 제공하고 상담사들이 적극적으로 자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는 "상담사들을 파트너로 인식하고, 상담사들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비전도 제시하고 지원해 줘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전문적인 커리어 로드맵에 따라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 체계를 갖추고, 역량을 갖춘 상담사들이 콜센터에서 보다 전문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각 콜센터의 교육담당자와 관리자들에게 전문 코치 교육을 실시해 직원들을 효과적으로 코칭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고, 이들의 코칭 역량이 좀 더 구축되면 향후 콜센터의 상담사, 관리자, 임원을 코칭 하는 전문코치, 콜센터의 코칭교육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담사들에게 "자신이 전문가라는 인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없는 것을 바라보며 불평하고 원망하고 불행하기 보다는 있는 것을 감사하며 행복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를 갖고 콜센터 상담사의 업무를 전문직으로 만들기 위해서 나부터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나의 꿈은 콜센터를 전문가들이 일하는 행복한 조직으로 변화하고 상담사들이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꿈을 향해 콜센터에서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상담사들과 함께 정책과 제도의 혁신, 인력 양성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