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이 차츰 위세를 떨치는 동장군에 움츠러들며 머니무브(자금이동)의 희생양이 된 현재 상황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보온막 삼아 성장탄력을 키우고 있는 상품이 있다. 아직까지도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가 바로 그것.
KOSPI200 등 시장추종 지수와 원자재 등 특정 자산의 가격 추이를 수익률과 매칭(matching)한 ETF는 펀드임에도 불구, 증시에 상장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영업일 시차 없이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
시장전체 움직임을 추격하는 전략을 구사해 분산투자 효과를 볼 수 있어 수익률이 비교적 안정돼 있고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에 비해 위험도가 낮은 편이다. 또한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들어 총보수 인하경쟁을 벌이는 것도 메리트로,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운용 보수가 저렴하며 특히 올해로 도입 10년째를 맞은 만큼 운영체계도 안정적이다.
◆ 급증·팽창·확대 ETF시장… 아직도 무기는 다양성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2년 10월14일 개설 당시 4개, 3400억원가량에 불과하던 국내 ETF 상장종목과 순자산총액은 올 10월말 기준 132개, 13조4528억원으로 팽창했다. 글로벌 개별 국가 ETF시장에서 한국시장은 일평균 거래대금 기준 미국과 영국, 독일에 이어 4위에 올라있으며 상장 종목 수와 거래대금은 이미 아시아 1위다.
펀드지만 증시에 상장돼 실시간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한 특별한 매력의 상장지수펀드(ETF)는 분산투자 효과와 안정적인 운영체계 및 수익률, 비교적 낮은 위험도 등의 메리트도 보유해 인기가 높다. |
15개 운용사가 발행하는 상품들은 순자산총액 기준 △시장지수(56%) △채권(13.3%) △레버리지 ETF(12.8%)순으로 시장규모 상위권을 이루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오른 ETF시장은 여전히 다양성을 무기로 추가적인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초기 KOSPI200지수에 국한됐던 기초자산도 해외지수, 스타일지수, 섹터, 테마, 채권, 파생상품으로 종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세분화했다.
운용스타일에도 탄력을 줘 수학적 계량모델을 활용해 정해진 시스템 투자전략에 따라 자동으로 상품을 매매하는 퀀트 스타일부터 매니저가 일선에 나서 특정 종목의 투자 비중을 적극 조절하는 액티브 ETF까지 등장했다.
◆ 화룡 'ETF'의 점정은 단연 '레버리지'
시장지수와 채권에 이어 편입비중이 큰 레버리지(지렛대) ETF는 기초지수 등락에 따라 등락폭 2배에 달하는 변동성을 가지는 상품으로 올해 ETF시장에서도 가장 돋보인 테마다.
지난해 순자산총액 1조788억원으로 상장 ETF 종목 전체 10.9%의 비중을 차지한 레버리지FTF는 10월 현재 1조7062억원으로 비중을 12.8%까지 늘렸고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 44%에서 지난달 48%까지 증가했다.
코스피 대비 ETF 일평균거래대금 추이, KOSPI·ETF 모두 일평균거래대금 기준(단위 : 십억원) 한국거래소 자료 제공. |
단기간에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투자자나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만회를 위한 투자자들이 호시탐탐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 특히 KOSPI200지수의 일간등락율을 2배씩 추적하는 국내 최초 레버리지 ETF인 코덱스(KODEX) 레버리지의 경우 변동성 장세의 대응하는 대표적 ETF로 꼽혀 왔다.
◆ 지렛대 부러지면 2배로 아플 수도…
최근 코스피지수가 1900선대로 내려가면서 주식시장 전체는 물론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의 거래규모 역시 소폭 감소한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이 레버리지 ETF는 장기보유에 위험 부담이 따른다.
증시 지속상승 국면에는 투자자가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면서 2배 이상의 수익을 바랄 수 있지만 변동성 장세에 휘말리면 지수 하락률 대비 2배 이상의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실제 지난달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KOSPI200지수를 따르는 ETF가 손실률 5% 정도를 나타냈을 때 레버리지 ETF는 10%가량으로 두 배 이상의 손실 수준을 보였다.
또한 132개 ETF 중 상위 5개 종목의 거래량이 90%를 넘는 만큼 쏠림현상에 따른 변동성 확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작은 규모의 일부 ETF는 유동성 불안을 떠안아야 해 ETF의 기초자산이 되는 특정지수와의 괴리율을 키울 수 있다.
글로벌 주요국의 경기부양 정책 일환인 양적완화 등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증시를 덮쳐 유동성이 집중될 경우에는 일반 개별종목의 수익률을 따르기도 힘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