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경 기자 기자 2012.12.03 10:52:19
[프라임경제] CJ제일제당(097950)과 삼양사(145990) 등 밀가루 생산업체들이 담합으로 밀가루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높은 가격으로 밀가루를 매수한 삼립식품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담합과 관련해 최종소비자가 아닌 중간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로, 향후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지난달 29일 CJ제일제당과 삼양사가 밀가루 가격을 담합해 제빵업체 삼립식품에 손해를 입힌 사건의 상고심에서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각각 12억3537만원과 2억2794만원을 삼립식품에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심과 2심 법원의 판결을 대법원이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006년 4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국내 밀가루 생산업체 8개사가 2001년부터 5년간 공급물량과 가격인상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했다. 공정위는 이들에게 43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자진신고로 각각 100%와 50%를 감면받았다.
이와 별개로 이들 업체로부터 밀가루를 공급받아온 삼립식품은 자발적인 배상 요청 공문을 발송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같은해 11월 CJ제일제당과 삼양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2심 재판부는 경제학적 모형을 사용한 감정인의 전가액 분석을 통해 삼립식품이 밀가루 부당 인상분 가운데 15억원 가량을 떠안게 됐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