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증시칼럼] 멀리보고 한 번 더 고민하면 답이 보인다

박한수 유진투자증권 전주지점장 기자  2012.12.03 08:18:5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인터넷과 디지털로 대표되는 정보사회는 인간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으로 밀어 넣고 있다. 변화된 환경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룰과 덕목을 요구한다. 특히 정보사회는 이전 산업사회와는 확연히 다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거나 과거의 패러다임에 집착하는 이들은 적잖은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산업사회의 덕목이 충성심과 헌신이었다면 정보사회는 창의성과 통찰력을 요구한다. 지시와 복종이 과거의 룰이었던 반면 지금은 다원주의를 바탕으로 자발성이 룰이다. 또 산업사회가 노하우(know-how)의 시대였다면 현대 정보사회는 노웨어(know-where)의 시대다.

정보사회는 토지나 자본 같은 전통적 의미의 자원보다는 정보 자체가 가장 중요한 자원인, 인류가 처음 접하는 낯선 경제체제다. 정보사회의 동력인 정보는 일단 생성된 후에는 인터랙티브한 상호작용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재가공 혹은 업데이트되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정보사회는 아이러니하게도 정보의 과소보다는 오히려 정보의 과잉 그리고 독점이 문제가 된다.

정보의 과잉과 독점은 모두 정보사회의 부정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정보의 과잉은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어떻게 적절한 정보를 획득할 것인지 하는 방법론이 중요하다. 반면 정보의 독점은 은밀한 이익 획득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기 때문에 보다 은밀하고 배타적이다.
 
주식시장은 인터넷 환경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완전경쟁시장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인터넷이 접속을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동등한 정보를 제공하듯 주식시장은 투자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

인터넷에 접속한 사용자가 게임이든 뉴스든 원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차별 없이 콘텐츠가 제공된다. 주식시장 투자자에게도 투자와 관련된 정보는 차별 없이 동등하게 제공된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정보 과잉의 문제가 발생한다. 인터넷이든 주식시장이든 너무 많은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인터넷 사용자와 주식투자자는 정보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과잉이 문제가 될 때는 가던 길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아야 한다. 숲 속이나 사막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었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주변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주변 상황을 가늠한 후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행동이다.

   
 
앞서 정보사회가 요구하는 덕목은 창의성과 통찰력이라고 했다. 이것은 유통되는 정보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역시 온갖 변수와 욕망이 뒤엉켜 투자자의 의도나 기대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 이것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원래 그냥 그런 것이다. 이 혼란스러움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통찰력에 기반한 창의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멀리 보고 깊이 숙고해야 하는 이유다.

박한수 유진투자증권 전주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