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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브라질 진출 '결실'…관세도 없고, 나래 '활짝'

세계 4대 자동차 시장 '브라질', 현지생산 연산 15만대 예상

김병호 기자 기자  2012.11.30 15: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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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기아차가 오랜 숙원인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에 성공했다. 자그마치 관세 35%가 넘는 수출물량들이 현지생산을 시작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것. 또 이는 한계에 부딪쳤다고 생각되던 브라질 시장에서 현지전략차종을 선보이며 점유율 상승과 판매 강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 하는바가 크다.

현지공장에서 직접 생산되는 자동차는 값싼 노동력과 물류비 절약, 환리스크 감소 등 기존의 수출과는 다른 무한한 수혜가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가 갖는 브라질 공장의 의미와 현지 전략차종 투입을 통해 얻는 시너지 효과는 어떨까.

◆최신식 브라질 공장 15만대 생산

현대차 브라질공장은 남미지역 첫 번째 완성차 공장으로, 2010년 10월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들어간 뒤 약 25개월 만에 준공됐다. 이는 세계 4대 자동차 시장 브라질에서 연산 1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완공하고, 지난 10년간 심혈을 기울인 해외 생산 네트워크 구축에 방점을 찍은 것과 같이 평가된다.

   
현대차 브라질 공장 전경사진.

한화 7700억원, 총 7억 달러가 투자된 브라질공장은 전체 약 139만m²(약 42만평)의 부지 위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의 완성차 생산설비와 부품, 물류창고 및 차량 출하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총 건평 약 6만9000m²(약 2만1000평) 규모로 지어졌다.

특히 용접을 통한 '차체공정'은 자동화율 100%를 달성, 전 과정이 100여대의 로봇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또 '의장 공정'에는 기존 '파렛트 공급 방식' 대신 차량 한 대 제작에 필요한 부품만을 담은 키트(Kit)가 해당 차량과 함께 라인을 타고 이동하는 '원-키트(One-Kit) 공급 방식'을 현대차 해외 공장 최초로 도입했다.

연간 최대 15만대의 완성차 생산 능력을 갖춘 현대차 브라질공장은 지난 9월부터 브라질 전략 소형차 'HB20'을 본격 양산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2만6000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중 'HB20'을 2만6000대를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HB20X'와 'HB 세단형 모델(차명 미정)'을 합쳐 모두 15만대를 판매, 2011년, 2012년 8만대에서 9만대 수준의 현지 판매를 2013년부터 단번에 2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수렴했다.

◆현지 전략차종 HB20 '매력'…브라질 '매혹'

이번 브라질공장의 완성으로 현대차는 △현지에 생산거점을 확보, 안정적인 제품 공급,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 △관세 및 물류, 재고비 등 비용 절감, △환리스크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의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주요 참석자들이 현대차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된 HB20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특히 기존 수입 완성차에 부과되던 최대 35%의 관세 부담을 덜게 되면서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미국 및 유럽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브라질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현지 전략차 HB20는 현대차의 꾸준한 연구개발과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한 결과물이라 평가된다. 이름부터 'Hyundai Brasil'의 영문 앞 글자와 소형차급의 B세그먼트를 의미하는 숫자 '20'을 합쳐 '현지 전략 소형차'임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혼합연료 차량의 판매가 80%가 넘는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에탄올과 가솔린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혼합연료(플렉스 퓨얼, Flex-Fuel)형'으로 출시했다.

또 열악한 도로 상태와 폭우 등 브라질 현지 사정을 고려해, 차체 내구성과 최저지상고를 높여 주행 시 차체를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HB20'의 최저지상고는 현대차 동급 차종의 유럽, 미국 기준에 비해서는 약 18%, 국내 기준에 비해서는 약 10% 높다.

◆ '판매증가'와 '이익률' 지속 가능한 이유

유럽 발 경제위기가 글로벌 자동차수요에 영향을 미치면서 하반기 산업수요가 유럽과 중국 위주로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러 악재들이 없지 않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판매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의견에는 여러 전문가들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좌측)과 미쉘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사진 우측)이 브라질 공장 완공을 알리는 기념 레버를 당기고 있다.
송선재 하나대투 연구원은 "현대차는 주요 글로벌 시장 내 신차효과(랑동·산타페·HB 등)와 공장증설 등을 기반으로 견조한 판매증가를 유지하고 있다"며 "100%를 상회하는 높은 공장가동률과 플랫폼 통합비율의 상승이 지난해 73%에서 올해 90%로 상승하는 등 11%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안세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여건 악화, 일본 업체의 공세 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양적 및 질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자동차 전문가는 "브라질 시장이 2014년 4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며, "시장 진입에 성공한 현대차의 성장성도 이와 같을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하반기 현대차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9월 중국공장 판매는 8만4188대로 지난해대비 14.9%가 상승했으며, 10월 미국공장 판매도 3만7205대로 지난해대비 24.6%가 증가,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 높은 성장성을 과시하고 있다.

또 "지난 7월 중국 3공장, 9월 브라질공장 가동 개시와 미국공장 3교대 시작으로 생산능력 부족을 해소하고 있으며, 기아차 역시 광주 2공장 증설, 중국공장 잔업 추가 등으로 올해 276만대에서 내년 288만대, 2014년 310만대(중국 3공장 4월1일 준공 예정)를 달성할 것"이라 전망했다.

생산능력만으로도 현대·기아차는 2011년 637만대에서 2015년 802만대로 연평균 성장률(CAGR) 5.9%가 가능한 셈이다.

글로벌 경기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장을 위한 도전과 나아가기 위한 계획을 하나씩 달성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미국시장에서 자국 브랜드를 살리기 위한 꼼수에 잠시 명예를 실추한 점은 있지만, 이를 계기로 정몽구 회장의 경영이념이 더욱 견고하게 실천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