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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박호성 삼보E&C 대표 "12월 상장, 불황 모른다"

해외시장 진출로 안정적 수익 확보…'핵심 장비 보유' 등 경쟁력 배가

이정하 기자 기자  2012.11.30 12: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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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몇 년 동안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건설업체들이 모두 불경기에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저희 입장에서는 섭섭하죠. 이 자리가 그런 섭섭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종합토목건설회사 삼보E&C가 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박호성(67) 대표는 이 같이 밝혔다. 범 LG계열 희성그룹 계열사인 삼보E&C는 건설경기가 위축된 대외여건 속에서도 '기술중심', '해외중심'의 수익구조를 통해 최근 3개년 간 30%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보E&C는 이번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2017년에는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기술개발, 품질관리 및 안전 시스템 등 내부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세계 제1의 토목건설업체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룹계열사지만 90년대부터 전문경영인 체제

삼보E&C는 희성전자 등 그룹계열사에서 전체 지분의 96.3%를 보유하고 있지만 1996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박호성 삼보E&C 대표
현대건설(000720) 해외사업 부문 전문가 출신 박 대표는 강원도 출신으로 부산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전공을 살려 현대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지냈다.

지인의 소개로 2001년 삼보E&C로 옮겨와 해외사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06년부터는 삼보E&C의 대표를 맡아 회사의 전반적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박 대표는 "현대건설에서도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건설 사업부에서 일했다"며 "20여년 간 밖으로만 돌아다녀서 지금 같으면 이혼감인데 지금까지 잘 사는 걸 보면 안사람 등 식구들에게 감사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박 대표가 젊은 시절부터 쌓아왔던 해외 관련 건설 경험은 삼보E&C의 해외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지금도 해외 시장을 직접 발로 뛰며 수주에 힘쓰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화된 기술+공법으로 연매출 30%↑

삼보E&C는 해상공사 및 플랜트 부문에서 특화된 기술 및 공법을 보유하고 있는 토탈 파운데이션 프로바이더(Total Foundation Provider)로 부동산 경기침체 및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수익 확대를 이어오고 있다.

삼보E&C는 자체 기술 연구소를 설립해 지속적인 기술개발 및 공법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관련 특허만 26건에 달한다. 특히 지하연속벽 시공 부문에서 타 기업은 지하 65m까지만 가능하지만 삼보E&C의 경우 지하 100m까지 시공이 가능하며 원자력 발전소 취배수 공사에서 세계 최대 구경의 공사를 시공하기도 했다.

또한 필수 건설 장비 확보에 힘써 독보적인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현장타설말뚝 세계 최대 구경인 7.5m를 확보할 수 있는 굴삭장비인 R.C.D(Reverse Circulation Drill) 장비를 자체 개발해 특허를 획득하고 있으며, 국내에 6척밖에 없는 잭업바지(Jack-up Barge) 중 2척을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연속벽 전문 굴착장비인 비씨커터(BC-Cutter)장비도 전 세계 장비의 1/5 수준인 22대를 보유함으로써 세계 최다 보유기업으로 기록돼 있으며 이외에도 천공기(BG), 유압해머(Hydro Hammer), 진동식 말뚝 해머(Vibro Hammer) 등 토목 시공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어 시공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국내 부동산 경기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고 못하고 있지만 삼보E&C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3개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9%, 15% 증가를 기록했으며 수주실적도 최근 3년 동안 평균 15%의 성장을 보였다.

◆해외시장 개척…싱가포르 시장점유율 '1위'

삼보E&C는 1996년 싱가포르 진출을 시작으로 홍콩, 말레이시아, 두바이, 아부다비,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남아 및 중동 지역에 지속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서는 토목시장 내 최고 입찰등급을 획득하고 시장 점유율, 기술력, 시공능력 부문에서 1위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싱가포르 랜드마크 빌딩으로 자리매김한 마리나베이 샌즈의 카지노 빌딩 토목 공사 현장. 삼보E&C가 직접 수주해 시공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랜드마크 빌딩으로 자리매김한 마리나베이 샌즈의 카지노 빌딩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직접 수주, 시공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추진하는 MS 프로젝트에서 발주처가 2000억원 규모인 토목공사를 별도 발주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중동지역으로 진출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 일본기업인 오바야시와 협력해 지하철 지하연속벽 공사에 참여한 바 있다. 2008년에는 아부다비에 진출해 알살람 도로(Al Salam Street)공사에 참여했으며 이후 해상공사 및 플랜트 토목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박 대표는 싱가포르 진출과 관련해 "지난주에도 사업차 싱가포르를 직접 다녀왔다"며 "싱가포르를 처음 진출했던 당시에는 세계 굴지의 다국적기업인 바시 솔레땅쉬(Bachy Soletanche)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에서 앞서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중동지역 진출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에서 해외사업을 추진했을 당시와 변화된 중동을 바라보면 젊은 시절 생각이 난다고 추억을 들추기도 했다.

"20년 만에 다시 찾은 중동에서 전혀 달리진 건설 환경에 놀라기도 했어요. 과거 중동진출 당시에는 모든 것을 국내에서 가져가야 했지만 지금은 종합캠프가 설치, 외국기업들에 임대하고 있더라고요.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현재 중동 주변국가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과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등으로의 진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으로 세계 1위 종합토목건설기업 기대"
 
삼보E&C는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고 있는 재무위험이 '제로'인 초우량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삼보E&C는 2009년부터 자본금보다 많은 당기순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규모도 △2009년 137억원 △2010년 184억원 △2011년 198억원으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보E&C 관계자는 "올 9월 말 현재 현금성자산이 653억원이고, 자기자본이 자본금의 1080%, 이익잉여금이 자본금의 6.7배인 793억으로 부채비율도 99.8%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삼보E&C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937억원, 293억원으로 기록했으며 2010년 대비 각각 29.8%, 4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198억원으로 전년보다 7.5%나 늘었다.

박 대표는 "올 3분기까지의 경영실적은 영업이익 259억원으로 전년 실적을 이미 초과 달성했다"며 "기술개발 등 내부역량을 강화해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코스피 상장은 단순히 공모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며 상장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했다. 더불어 2017년에는 매출액 1조 달성 기업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삼보E&C의 총 공모주식수는 1104만7410주로 주당 공모희망밴드는 1만~1만20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총 1104억~1325억원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8~29일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12월13일 상장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건설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며 향후 해외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코스피 상장으로 해외시장을 선도하는 종합토목건설사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건설업이 단순해 보여도 파고 들어가면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할 수 있는 전문분야죠. 향후 홍콩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세계 제1의 종합토목건설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