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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영업 우려 신협 영업범위, 어떻게 봐야할까?

주택금융이나 유가증권 업무 규제와 차원 달라 논의 여지

임혜현 기자 기자  2012.11.29 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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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상호금융기관이 제 2의 저축은행이 되지 않을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의 자산이 급증하면서 부실도 증가, 정부 차원의 제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와 반대로 업계 요구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푸는 게 맞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상호금융의 총자산은 438조3000억원 수준으로, 지난 2010년 말 401조4000억원 대비 36조9000억원(8.4%)이나 급증한 상황. 더욱이 연체대출 잔액은 지난 7월 말 10조6000억원으로 2010년 1월 8조5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24.7%) 늘었다.

참고로 연체율은 4.0% 수준으로 다른 금융업권별 연체율은 △은행(1.09%) △신용카드(1.96%) △보험(0.82%) 등 다른 금융권역보다 높다. 특히 신협의 연체율은 6.6%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수·산림조합의 '비회원 대출(영업구역 밖 대출)'을 전체의 1/3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등 대출을 못 늘리도록 규제하는 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는 '영업구역이 묶여 있는 신협처럼' 제한 규정을 넣는 방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영업구역(공동유대 범위)을 넓혀달라고 주장하는 신협쪽 주장과 배치되는 상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가증권이나 부동산 관련 제한, 일본 농협 住傳 파장 생각하면 타당한데…

공동유대(Common Bond)란, 상호유대를 위해 출발한 신협 특성상 어디까지를 서비스 범위로 하느냐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신협의 경우 같은 직장 내에서 대출을 갚지 않으면 동료 사이에 배척당할 가능성 때문에 도덕적 해이 발생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상호금융 대부분이 그렇듯, 공동유대 관념을 교과서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어 신협에 이를 어디까지 제약할 것인지는 시대적 변화 주문이 있는 셈이다.

신협의 경우 금년 2월 금융위원회가 신협의 유가증권 투자 규제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나선 바 있다.

회사채는 자산총액의 30%와 여유자금의 60% 중 작은 금액 한도에서 투자하도록 하고 같은 회사에서 발행한 회사채도 자기자본의 20%와 여유자금의 20%(최대 20억원) 중 큰 금액 범위 안에서 투자하는 규정을 새롭게 만들었다. 

또 11월 들어 금융위가 신협(중앙회)에 기관경고를 한 경우, 방만한 부동산 투자 문제가 한 이유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2008년 미국 라발로 부동산펀드에 80억원을 투자하면서 투자전략위원회에 구두보고만 하고 사업진행상황에 대한 사후점검을 소홀히 해 73억2200만원의 손실을 초래)

기본적으로 상호금융의 특성에서 아예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모델을 경계하는 것은 맞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저금리시대의 상호금융 여유자금 운용방안(농협경제연구소, 연구자료 제136호, 2003년 5월)에서는 주로 농협 사례의 연구이기는 하지만 상호금융이 일본 농협처럼 유가증권의 투자나 주전 회사(住傳은 부동산 버블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음. 보고서에서도 농협이 주전에 많은 자금을 운용하다 같이 문제가 됐음을 지적)와의 연계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은 케이스로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 농협 성격 변화 과정보면 상호금융 성격 변화 용인 필요 존재 

반면 프랑스의 크레디 아그리콜의 성장 과정은 상호금융조직이 자금력 취약과 환경 변화로 인한 성격 전환, 즉 중앙 조직은 정책금융 담당 기관 성격으로 진화하고 이것이 지방 조직과 연계되는 형태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또 코레디 아그리콜이 업무구역의 인구수 제한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1971년부터 1991년까지 설명했는데, 본래 상호금융 성격을 완전히 잊고 유가증권쪽 투자나 부동산쪽 금융을 주력하는 경우와 달리 이런 문제의 물꼬를 틀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는 대목으로 읽힌다. 현재 신협의 공동유대 확대 요청과도 겹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현재 가계부채 관련 위기를 제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상호금융이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하거나 부실화의 길로 치닫는 것을 막을 필요성이 높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처럼 자금 운용 사정의 길을 좁게 방치하는 상황은 시대적으로 재논의 필요성이 있어 나중에라도 검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신협만 해도 3월 말 기준 955개 조합에 580만 조합원이 가입해 있는데 원론적인 운용 틀을 강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협 선진국인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공동유대가 주 단위까지 허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부각되는 점도 여러 제약을 두는 대신 일부 요구 수용의 필요성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