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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ELS'에 뒷목 잡은 A씨, 어찌하오리까?

금감원·금투협 올해 안에 65세 이상 고령투자자 보호강화 나서

이수영 기자 기자  2012.11.29 13: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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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칠순을 맞은 A씨는 요즘 알토란같은 쌈짓돈을 어떻게 굴릴까 고민 중이다. 고민 끝에 대형 금융지주 은행의 지점을 찾은 그에게 은행 직원은 '요즘 대세'라며 ELS 펀드 가입을 권했다. 평생 예·적금만 부어왔던 A씨는 예금금리보다 높고 원금 손실 걱정도 적다는 말에 혹했다. 거금 3억원을 들여 'OO아시아대표지수 파생상품 투자신탁 제O호'라는 상품에 가입한 그는 눈에 띄게 불어난 쌈짓돈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투자기간 2년 동안 자동상환조건이 충족되지 못한 상태에서 만기가 도래했고 기초자산 중 하나였던 니케이225지수가 34% 폭락하며 A씨는 고스란히 원금의 34%, 1억200만원을 날리고 말았다. 파생상품 투자경험이 전혀 없었던 A씨에게 은행 직원은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앞으로 금융지식이 상대적으로 얕은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ELS 판매가 까다로워진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29일 고령자앞 ELS 관련 상품 판매 시 투자숙려기간 제도 등 가입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이 같은 개선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은행이 고령자 ELS 가입 부추겨

금투협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체 투자수요로 ELS 관련 금융상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ELS를 단순히 고수익 채권으로 믿어 위험요인을 과소평가하면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ELS는 주가가 기준가격 대비 일정비율 미만으로 하락하면 원금손실을 입을 수 있다. 또 유통시장이 없어 중도매각할 경우 가격손실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금융지식이 낮은 65세 고령자의 경우 대부분 이 같은 상품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ELS에 투자하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고령자에 대한 불완전판매가 문제가 된 지난해 저축은행 후순위채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금융투자업계의 자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ELS 관련 파생상품은 크게 ELS와 ELF, ELT 등으로 구분된다. 각 상품의 특징과 차이점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투자손실을 줄일 수 있는 첫걸음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1년 동안 ELS 관련상품 판매액은 총 24조4000억원, 이 가운데 17.1%인 4조2000억원어치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판매됐다. 권역별로는 은행이 2조4000억원, 증권 1조7000억원, 보험 89억원 순으로 고령자 고객의 절반 이상이 은행을 통해 해당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1인당 판매액은 4800만원으로 투자자 평균인 2600만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으며 은행을 이용한 고령자의 경우 평균 5600만원을 투자해 상대적으로 투자규모가 컸다.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대부분 원금보장을 중시하는 투자성향을 가졌다는 점에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가족과 상의하고 깊이 고민하세요"

금감원 관계자는 "파생상품 관련 투자경험이 전혀 없는 고령자들의 가입비중이 높다는 게 문제"라며 "집계결과 '파생상품 투자경험이 없거나 1년 미만'인 경우가 34.4%에 달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투자권유준칙'에 따르면 관련 상품 투자 경험이 없는 고객에게는 ELS 등 파생상품의 투자권유를 할 수 없다. 그러나 금융사들은 '가입자가 자발적으로 상품에 가입해 모든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부적합 금융투자상품 거래확인서를 받는 식으로 상품 가입을 유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국은 △영업점장 확인제도 △투자숙려기간 제도 △초고령자 가족 조력제도 △투자결과 손실발생 여부에 대한 중간안내 활성화 △고령자 특화 교육프로그램 실시 △투자자 적합성 원칙 실효성 제고방안 추진 등의 보호강화 방안을 연내 추진하고 내년 상반기 중 각 금융사별로 시행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6월30일까지 1년 동안 금융사의 ELS 관련상품 판매규모와 고령자 가입 비중을 집계한 결과. 총 판매액 중 17.1%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판매됐으며 특히 은행의 경우 고령자 가입 비중이 18.8%로 증권,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구체적으로 파생관련 상품 투자경험이 없는 고령투자자에 대해 영업점장의 확인절차가 의무화된다. 또 상담 당일 상품 가입을 받지 않고 하루 이상 숙려 기간을 거친 뒤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만 80세 이상의 초고령자의 경우 금융사가 투자자 가족의 조력절차 활용 여부를 묻도록 했다.

이밖에 ELS 상품의 조기상환일이 지나거나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경우 금융사가 통화, 면담 등을 통해 이를 알려야 한다. 투자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위험성 등을 명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가입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확인서 양식을 일부 개정했다.

금감원 금융서비스개선국 관계자는 "올해 안에 금투협 '표준투자권유준칙'에 개선 내용을 반영하고 내년 1분기 중 각 금융사 내규와 전산시스템 등을 개선, 시행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내년 금융사에 대한 정기 및 테마검사 등을 통해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투자상품 판매 적정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