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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비대면채널' 뜬다

생보사, 방카슈랑스‧온라인보험사에 '집중'

이지숙 기자 기자  2012.11.28 17: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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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설계사를 통한 상품판매가 일반적이던 생명보험들이 방카슈랑스와 온라인 등 '비대면'으로 채널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 7일 금융위원회가 생보사의 온라인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며 일부 보험사들이 온라인 진출에 나설 것을 밝힘에 따라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판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역시 저렴한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비대면채널을 선호하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채널은 손해보험사의 전유물이었다. 지난 2011년 기준 보험사 온라인 채널 비중은 손보업계가 10.9%였던 반면 생보업계는 1.3%에 그쳤다. 생명보험의 경우 주로 장기상품이 많고 상품구조가 복잡해 온라인 진출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금융위가 종합보험사의 자회사에 인터넷, 스마트폰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신규 보험업을 허가하며 생보사들은 설계가 복잡하지 않은 상품을 위주로 20~30대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 '온라인 빗장 풀렸다' 생보사 시장 참여 봇물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하는 온라인 생보사는 교보생명의 자회사가 될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온라인 보험사 설립을 위한 시스템 구축 작업에 이미 착수한 상태로 지난달 말 자본금 320억원 규모의 인터넷 전문 신규보험사인 e-교보생명보험주식회사(가칭)에 대한 보험업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연내 예비허가, 내년 상반기 본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한화생명, KDB생명, 현대라이프 등의 생보사들이 온라인생명보험 자회사 또는 온라인 사업부 설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기대도 긍정적이다. 지난 21일 금융소비자연맹의 설문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보험가입 시 비대면채널을 고려한 소비자는 75.2%로 매우 높았다. 이어 비대면채널 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보험료가 저렴해서'가 53.6%로 가장 높았고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어서'가 24.6%로 뒤를 이어 저렴한 보험료와 간편한 가입이 가장 큰 장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온라인 및 모바일 기반 채널 도입을 통해 보험료 인상 효과를 완화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채널에 적합한 신상품을 판매함으로써 틈새시장 발굴과 보험수요를 증대 또한 기대할 수 있다"고 온라인 생보사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그동안 비대면채널의 문제점으로 언급돼온 불완전판매는 채널 특성상의 문제가 아닌 회사의 불완전판매 축소 노력에 달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황진태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대면채널 영업 위주인 라이나생명은 텔레마케팅 채널에서 불완전판매율이 최저이며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비율도 최처"라며 "이는 불완전판매가 채널 특성에 따른 것이 아니라 회사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방카슈랑스 의존도 더욱 심화

은행 영업점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의 의존도도 심화되고 있다.

생보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4~7월 수입보험료 9343억원 중 방카채널을 통해 4830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설계사를 통해 거둔 보험료인 3603억원보다 1227억원이나 많은 수치다.

한화생명 또한 3241억원의 수입보험료 중 2129억원을 방카를 통해 거둬들였으며 교보생명도 4756억원 중 3218억원이 방카를 통한 수입이었다. NH농협생명의 경우에도 1조3394억원의 수입보험료 중 1조2699억원을 방카를 통해 거뒀다.

방카 판매가 증가하자 은행계 생보사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지난 4~7월 누적 방카슈랑스를 통한 초회보험료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생명은 1264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34% 증가했으며 하나HSBC생명은 25억원으로 32.8% 상승했다. KDB생명과 KB생명은 각각 381억원, 3520억원으로 385.3%, 3242.5%나 급증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방카를 통한 판매량 급증은 세제개편에 따라 연금저축 판매량이 급증한 것에 따른 것"이라며 "노후대비와 비과세 혜택 제공이라는 장점이 효과적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와 불완전판매 민원에 따른 우려의 시각도 존재했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실적이 증가하면 은행에 지급할 수수료가 많아지고 불안요인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보면 마냥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며 "방카슈랑스로 인한 민원 등은 은행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