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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시장 서바이벌게임…현대기아차 필승전략, 승산은?

해외판매 100만대 육박 아반떼 주축…K3도 인기몰이 시동

전훈식 기자 기자  2012.11.28 10: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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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준중형급 소형차들은 최근 10여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눈부신 속도로 성장하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좌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반떼·K3·신형 프라이드·i30).

[프라임경제]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브랜드' 경영 강화로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글로벌 경제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소형 및 준중형 모델들은 작은 사이즈에 성능과 연비까지 겸비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앞으로도 소형차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돼 현대·기아차 브랜드 영향력이 점차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유가 시대의 지속 등 다양한 악재로 자동차 산업의 전반적 위축과 유가상승으로 인해 차급 비중이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비 중·대형차급은 17.4%에서 14.4%로 감소한 반면, 경·소형 및 준중형 등 소형급 차종의 비중은 42.4%에서 45.2%로 확대되면서 소형급 차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도 이에 맞춰 미국과 서유럽 지역에서 주류를 이루던 중·대형차급 외에 소형급 차종에 대해서도 관심을 높여가는 추세다. BMW와 벤츠는 최근에 각각 1시리즈와 A클래스 등 C세그먼트 이하의 차들을 선보이면서 소형차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폭스바겐 및 일본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을 보이는 양상이다.

최근 10여 년간 준중형급 이하 소형차들이 호평을 받으며 눈부신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빼놓을 수 없다. 더군다나 현대·기아차의 행보에 따라 향후 소형차 시장의 판도가 좌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시점이다.

◆국민차와 신흥강자, 글로벌 무대로의 진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국내 준중형 시장에서 최강자로 불린 아반떼(현대차)와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K3(기아차)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10년 8월 처음으로 아반떼MD(수출명 엘란트라)를 선보인 이래 내수에서만 29만5000여대, 글로벌 시장에서는 총 99만5000여대를 판매해 '대한민국 국민차'에서 명실상부 '글로벌 국민차'로 인정받고 있다.

출시 당시 자연현상을 모티브로 한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한 유려하고 강인한 디자인과 동급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주행성능 및 연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적용된 주차조향보조시스템(SPAS)을 비롯해 △후방주차보조시템 기본 장착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 등 다양한 편의 사양들을 대거 적용해 동급을 뛰어넘은 최고의 상품성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아반떼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동 △북미(미국·캐나다) △남아공 등 세계 주요지역 '올해의 차' 수상을 휩쓸어 전 세계 타 브랜드를 압도하는 뛰어난 상품성을 인증받기도 했다.

또 글로벌 최대시장인 중국과 미국시장에서는 현지인들의 취향과 여건을 반영된 현지 전략형 모델을 출시하는 동시에 현지 공장에서의 생산을 통해 더욱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8월 중국형 아반떼MD인 '랑동'을 출시한 이후 3개월 만에 4만5000여대를 판매해 '위에동(아반떼 HD 개조차)'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미국에서도 현지 여건에 맞게 1.8L 누우 엔진 탑재 및 다양한 편의 사양을 적용해 올해에만 약 15만대가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준중형급의 '신흥 강자'인 K3는 차급과 출시시기에서 가장 막내로써 출시 전부터 'K시리즈 종결자'로 불리며 출시 약 한 달여 만에 누적계약 대수가 2만 여대에 이르는 등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3는 기존 K5·K7·K9에서 보여준 기아차의 디자인 미학인 직선의 간결함을 바탕으로 볼륨감을 더욱 강화하고 '호랑이코 그릴'로 불리는 디자인 요소를 더욱 강화해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 외에도 1.6L 감마 GDi 엔진의 장착으로 뛰어난 주행성능 및 우수한 연비를 동시에 달성했으며 주행 정숙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K3의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여건과 소비 형태를 고려해 외관 디자인 및 크기를 다소 변경한 중국형 모델을 지난 10월 선보였다. 여기에 올해 말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로 수출을 시작해 내년부터는 글로벌 시장에 연간 46만대(내수 6만대·수출 28만대·중국 현지생산 12만대)를 판매해 해외 판매의 주력차종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현지 전략과 디자인으로 '불가침영역' 구축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국내 대표 차종 외에도 현지 특성을 조준한 i30와 쏘울을 출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노력을 기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7년 '뉴 스트리트 아이콘'이라는 별명을 붙인 유러피언 감성의 해치백 차량인 i30를 선보여 본격적인 유럽공략을 시도했다. 내수시장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되는 등 유러피언 감성의 디자인과 주행감각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러한 i30는 서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 지역에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올해 10월까지 세계 시장에 총 15만7000여대를 판매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선보인 신형 i30(GD)는 국내 최초로 핸들 조향감각을 주행여건이나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는 '플렉스 스티어'를 적용하고 후방카메라가 현대차 H로고 뒤에 숨어있는 '히든 후방카메라'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상품성을 더욱 높이기도 했다.

기아차가 2008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박스형 MPV인 쏘울은 출시 이후 독특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한 상품성으로 국내외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2009년에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상'에서 국내 최초로 제품 디자인 부문 장려상을 수상해 전 세계에 기아차의 우수한 디자인을 알린 차량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9년부터 판매가 시작됐고, 올해는 10월까지 10만1000여대를 비롯해 미국 진출 이후 총 30만2000여대가 판매되는 등 2010년 2월부터 큐브(닛산)·싸이언 xB(토요타)을 제치고 줄곧 미국 시장 박스카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동 및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올해 10월까지 12만2000여대를 수출했고, 출시 이후 내수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총 60만3000여대가 판매됐다.

◆엑센트·프라이드, 글로벌 시장서 '황금의 골인'

국내시장에서 아반떼와 K3의 인기에 눌린 엑센트(현대차)와 프라이드(기아차)의 경우 오히려 해외시장에서 활개를 피고 있다.

특히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되는 차량 중 단일 모델로 최다 수출량을 기록한 차는 엑센트(RB, 수출명 베르나)다.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소형급 대표모델은 아반떼이지만, 엑센트의 경우 올해 10월까지 세계 각지에 20만2000여대가, 지난해에도 20만7000여대가 수출되면서 최다 수출 차종에 오르기도 했다.

엑센트는 내수시장에서 큰 차를 선호하는 특성과 소형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의 아반떼에 밀리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플루이딕 스컬프쳐'의 역동적인 디자인과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사양,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B세그먼트 차량 비중이 높은 △아프리카 및 중동 △중남미 등 지역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러시아 현지 여건에 맞춰 개조된 '쏠라리스'는 동유럽 지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1987년 출시돼 국내 소형차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연 대표 차종의 이름을 그대로 계승한 신형 프라이드(UB)도 지난해 10월 출시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차의 위상을 알리고 있다. 브랜드 고유 패밀리룩을 살린 라디에이터 그릴 등으로 브랜드 정통성을 살리는 동시에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상품성을 더욱 향상시켰다. 프라이드 5도어 모델의 경우 '2012 레드닷 디자인상(수송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하면서 우수한 디자인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도 했다.

이러한 디자인적 요소가 우수한 성능과 함께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로 프라이드는 출시 이후 내수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총 29만4000여대가 판매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해외에서만 17만8000여대가 수출(지난 10월 기준)돼 기아차 최다 수출 차종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차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역동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우수한 연비, 고급스러운 편의사양 등으로 현대·기아차의 강점을 어필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각 지역별 특별을 고려한 상품 구성으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글로벌 탑(top)으로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위의 나열된 모델들과 함께 현지 특성에 맞춘 다양한 마케팅들이 어우러지면서 향후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보여줄 활약이 점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