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나날이 발전하는 한국 프로야구에 팬심이 가득하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가 하면, 해외 빅 리그 진출이 연이어 초대박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두고 내홍을 겪기도 했지만,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질 것이란 희망은 여전하다. 올해 관중 700만명을 돌파한 한국 프로야구에 KT가 10구단 창단을 선언하며 분위기에 편승했다. 분명 야구계를 생각한다면 낭보지만 이석채 회장의 복심이 미래 KT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지켜볼 일이다.
KT(030200·회장 이석채)가 지난 6일 수원을 연고지로 한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날 이석채 회장은 △국민기업으로서 대중 스포츠를 통한 국민 여가선용 기회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프로야구에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 및 콘텐츠 제공 △신생구단으로서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여 프로야구 1000만 관중시대 개막에 일조 등을 창단 취지로 내세웠다.
이와 관련해 KT는 경기도와 수원시가 10구단 창단 지원을 약속, 수원야구장 2만5000석 규모 증축과 25년간 무상 임대, 광고·식음료 사업권을 보장했다고 알렸다. 구장 명칭 사용권 부여 및 2군 연습구장·숙소 건립부지 제공 등 적극 지원도 약속된 상태다.
이 회장은 자리에서 "야구팬들의 강한 열망과 경기도 및 수원시의 적극적인 지원 등에 힘입어 창단 의지를 굳히게 됐다"며 "KT는 야구에 ICT를 접목한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예견된 10구단, 핵심은 마케팅
사실 KT의 10구단 창단은 이미 예견돼왔다. KT는 10구단 창단을 선언하기 수개월 전부터 수원시와 어느 정도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채 회장이 수원시와의 조율로 그룹 시너지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는 것은 CJ의 야구단 창단은 없을 것이다"고 못 박은 바 있다. KT도 이러한 상황을 모를 리 없다. KT 관계자도 당시 10구단 창단은 어렵지 않겠냐고 점쳤을 정도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KT의 야구단 창단은 시기적으로 어렵다"며 "투자비용도 부담이고 그만큼 대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KT는 프로농구단을 운영 중이지만, 농구의 인기가 예년 같지 않다"며 "스포츠 뉴스에서도 이제는 농구를 배구 다음으로 다룰 정도로 마케팅 효과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열린 기회, 야구 이상의 역할론 대두
이 회장의 기업가적 오너십이 어떻게 발휘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10구단 창단은 이 회장에게 미래 KT를 위한 승부수나 다름없다.
그만큼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선언에는 이 회장의 복심이 그대로 묻어났다. 통신업계를 선도하는 그룹 수장의 역할을 이 회장에 투영시키자니 아무래도 야구팬들의 열망, 그 이상이 필요한 탓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관중 600만에서 1년새 100만을 더 동원시키며 국내 대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문화콘텐츠·엔터테인먼트와의 결합 시너지도 기업에게는 갈수록 다가오는 열린 기회다.
KT의 경우, 야구경기를 보러 가는 관중도 관중이지만, TV와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즐기는 관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이미 프로야구에 진출한 SK와 LG 등 이통3사 대결구도를 형성, 기업 이미지 제고를 통한 유무선 사업의 성장을 노릴 수 있다.
이와 함께 계열사와의 공동 프로모션 확대도 예상된다. 앞서 KT는 통신사업 그늘에 가려진 사업군인 미디어콘텐츠와 위성, 부동산 등 세 분야에 전문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경우 IPTV광고, 디지털사이니지를 활용한 '광고사업'은 프로야구와 접목시켜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크다.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관중 600만에서 1년새 100만을 더 동원시키며 국내 대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KT는 10구단을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와 유무선 사업 성장 등을 노릴 수 있다. |
◆10구단, 그룹 터닝포인트 시발점 주목
KT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 계열사와 함께 ICT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29개 계열사에서 지난해 말 50개로 몸집이 크게 부풀은 KT의 계열사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새로 편입된 21개 계열사 중 15곳은 당기순이익 적자 상태다.
KT는 주력 계열사 외에는 재무실적에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지만, 실제 주력 계열사들의 상황은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일부 계열사의 연결 편입 영향이 KT의 실적을 좋게 포장하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지난 2009년 이후 편입된 대부분의 계열사 27개 중 15개가 2011년 말 기준 흑자를 기록했고, KT에 편입돼 실질적인 그룹 경영 기간을 거쳐 적자를 기록한 계열사는 전체 27개 중 4개로 거의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KT는 계열사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기세로, 이 회장도 "비통신 영역에서 인수합병 등 확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아시아경영자 대상을 거머쥐며, 'All-IP' 시대를 천명한 이 회장이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통해 그룹의 시너지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관련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