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단일한 실체가 여러 방식으로 지각될 수 있으며 서로 반대되는 것의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세계의 혼란스럽고 다양한 성격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고에 기반해 세계란 한 방향의 변화와 그에 대응하는 다른 방향의 변화가 궁극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정합적인 체계로 존재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변화 속에서도 통일된 균형을 이루는 상황을 인생과 강에 비유해 설명했다. "사람들은 같은 강에 발을 담그지만 흐르는 물은 늘 다르다"는 게 그것이다. 또 그 강물에 발을 담그는 나라는 존재도 어제의 내가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노화하고 달라진 또 다른 '나'이다. 플라톤은 이것을 일컬어 '판타 레이(Panta rhei·모든 것은 흐른다)'라고 정리했다.
헤라클레이토스에 따르면 우리의 세계는 늘 변하며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끝없는 변화 자체다. 우리가 영속성을 인식했다고 믿는 곳에서도 우리는 늘 감각에 속고 있다. 영원은 환상일 뿐이다. 환경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끝없이 변화하는 지속적 프로세스 속에 존재한다.
주식시장은 바로 이러한 가변성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한다. 가변성은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진폭의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며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특히 거대한 규모의 자금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적인 뒷받침과 자금 이동을 빠르게 처리하는 컴퓨터 및 네트워크의 눈부신 발달에 의해 가변성이 과거보다 더욱 확대되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 가변성의 한가운데에 뛰어든 투자자들에게는 보다 기민한 판단력과 결단력, 그리고 유연성이 요구된다. 투자자들이 경제 관련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온갖 투자정보를 탐독하는 이유다.
개인투자자들 가운데는 안타깝게도 이러한 가변성을 이해하지 않고 무작정 안정만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생각해보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원한다.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만 인간의 행동이 정합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 행동이 장소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일상에서는 일상의 덕목이 있고 전쟁터에서는 전쟁터에 어울리는 덕목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월의 문제가 아니라 요컨대 조화로움의 문제다.
"끊임없이 변화하라!"
헤라클레이토스가 수천 년의 세월을 넘어 우리에게 들려주는 교훈이다.
정강필 우리투자증권 마린시티 WMC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