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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여의도 사장님들은 '대출쟁이'

어려운 업황에 참가비 아까운지 공동행사 불구 참여율 15%

이수영 기자 기자  2012.11.23 13: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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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1일 평년 기온을 밑도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햇김치 냄새가 솔솔 풍기던 여의도공원. 금융투자협회 산하 금융투자사회공헌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연말 최대 사회공헌행사로 마련한 '사랑의 김치 페어(fair)'현장이었는데요. 이날 훈훈한 마무리에도 불구하고 김치행사는 2% 부족한 쓴 맛으로 뒷말을 남기고 있습니다.

   
21일 금융투자사회공헌위원회가 개최한 '사랑의 김치페어(fair)'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업계 CEO들의 부진한 참석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총 37개 회원사가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직접 자리를 빛낸 CEO명에 그쳤다. 왼쪽부터 정진욱 도이치은행 대표, 최재혁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 필립페르슈롱 NH-CA자산운용 대표, 차승훈 JP모간자산운용코리아 대표, 마이클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이만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회장, 김준송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 박래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김군호 FN가이드 대표 순.
당초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선물사 등 금융투자업계 시장 주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축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출입기자들의 취재열기도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게 웬일인가요. 전체 281개에 달하는 회원사 중 참여한 곳은 37개, 참여율은 15%에 그쳤습니다. 업계가 공동으로 나서는 몇 안 되는 연중행사치고는 초라한 결실입니다.

특히 업계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대표이사(CEO)의 참석률은 저조하다 못해 '안습'이었죠. 대표가 직접 참석한 곳은 불과 9개사, 몇 곳 안 되니 빠르게 읊어보겠습니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대표 △정진욱 도이치은행 대표 △최재혁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 △필립페르슈롱 NH-CA자산운용 대표 △차승훈 JP모간자산운용코리아 대표 △마이클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김준송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 △박래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김군호 FN가이드 대표만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네요.

나머지는 전무급 임원이 일명 '대출(대리출석)'하는 선에서 성의를 보였습니다. 뭐 기업의 정기주총과 맞먹는 회원사 총회 때도 대부분 직접 나서지 않는 분들이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다만 업계 최대 사회공헌 행사가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는 비난 여론은 피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이런 상황인데도 협회 측은 "작년 22개사가 참여한 것에 비해 훨씬 많은 회원사들이 뜻을 모아줬다"며 고마워하는 눈치입니다.

한 관계자는 "각 기업마다 개별적인 사회공헌사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회원사 대표들을 동원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참여를 강제하지는 않았다"고 짐짓 대인배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행사를 앞두고 협회가 끈질기게 참여를 독려했다며 불편한 기색이 없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불황을 맞은 터라 여력이 없다는 얘기지요.

그런데 이번 행사에서 협회가 '재료비'조로 걷은 금액은 회원사당 15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금융투자업계의 힘든 사정이야 모르는 바 아니지만 회사 기둥뿌리가 흔들릴 정도는 아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