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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ISD의 날' 호프데이로 바꾼 윤용로 외환은행장

이종희 기자 기자  2012.11.23 12: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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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웅성웅성, 도란도란. 22일 퇴근 시간을 막 넘기자 외환은행 서울 을지로 본점 엘리베이터들은 행원들로 꽉 차기 시작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1층이 아닌 4층. '칼퇴근'도 아니고 행사장으로 가는 회사원들이 기대감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

   
외환은행 행원들이 22일 행장 등과 음악·맥주를 즐기는 자리를 가졌다. 사진 좌측이 윤용로 외환은행장.

외환은행 행원들을 기대에 들뜨게 한 행사는 '2012 KEB 소통 마당'. 이 행사는 특히 윤용로 행장이 직접 등장해 직원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는 자리였다. 약 500여명의 KEB 사람들이 7080 통기타 음악소리를 배경으로 한 손에는 맥주를 들었으며 다소 편안하게 즐겼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행사는 감성 경영으로 불리며 시중 은행장들이 직원들과 공식·비공식적인 만나 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장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노력을 가진다. 특히 이날 붉은 분홍빛 넥타이와 소탈한 미소로 행원들과 대화를 나운 윤 행장은 기업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일선 점포 방문을 즐기고 본점 직원들과의 호프 데이를 추진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자신을 낮춰 부르고 후배들과 함께 하기를 즐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관료의 꽃'이라는 차관급 출신으로 기업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온 윤 행장은 엘리트 출신으로 늘 높은 자리를 유지했던 이는 말 붙이기도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이 행사가 있던 날은 우연찮게도 외환은행의 전 대주주인 론스타가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우리나라를 상대로 제기하고 정부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외환은행 이슈가 다시 부각된 날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 외국계 사모펀드 대주주로 인해 고배당 논란에 시달리고 이번에는 새로 가족이 된 하나금융그룹과 손발을 맞추는 연습을 하고 있는 외환은행의 신세가 가장 극명히 드러난 날인 셈.

외환은행의 선장으로서 실적 못지 않게 직원들의 마음을 챙겨야 한다는 문제는 윤 행장의 과제이자 철학이다. '하필 이런 날'일 수도 있는 날짜에 행원들을 불러모아 화기애애하게 이끄는 데 성공했으니, 윤 행장은 지쳐있는 직원들을 다독거려 줘야 하고 자신감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잘 처리하고 있음이 극명히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그의 노력 때문일까?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외환은행이 보여주는 성과는 탄탄대로를 달리는 것 같다. 2012년 3분기 외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5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 분기 당기순이익 1579억원 대비 324억원 감소(-20.5%)한 것이지만, 전년 동기 당기순이익 1170억원 대비해서는 85억원 증가(7.2%)한 규모다. 또한 외환은행의 총여신은 전분기 74조1000억원에서 76조5000억원으로 2조4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비이자이익은 전분기 2274억원 대비 171억원(7.52%) 증가해(2445억원) 외환은행의 전문영역으로 볼 수 있는 외환매매익(386억원)이 효자상품으로 작용하고 유가증권 관련이익(88억원) 역시 증가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된 것으로 풀이된다.

'5년 독립경영'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윤 행장의 격의없는 행보가 외환은행의 최종 성적표에 어떻게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