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용카드사들이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시행에 앞서 대형가맹점들과 수수료율 인상을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대형가맹점과 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았더라도 변경된 수수료율을 여전법 시행 한달전인 22일까지 사전 고지해야 하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대부분 지난 19~20일 수수료 인상에 대한 서면 통보를 마무리 한 상태다.
통지 대상은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가맹점을 비롯, 영세가맹점을 제외한 모든 가맹점이며 회사별로 50만~6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 내외로 인상방침 통보… 협상 진통 생길 듯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에 대해 대부분 2% 내외 수준의 수수료율 인상방침을 통보했다. 이는 현재 1.5~1.7%의 수준의 수수료율 보다 약 0.5% 가량 높은 수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각 회사별로 원가를 산정 기준이 다른 만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대략 2% 내외에서 수수료율이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형가맹점들이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안을 그대로 수용할 것인가다. 대형가맹점 입장에서는 기존 수수료율보다 0.1%만 수수료율이 인상되도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트코, 대형백화점, 완성차업체 등 기존 높은 매출로 수수료인하 특혜를 보았던 곳들이 변경된 카드수수료를 받아드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카드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는 코스트코의 경우 2010년 당시 5년간 가맹점수수료율을 0.7%로 적용한다는 계약을 맺었으나 최근 1% 중반대 수수료율을 삼성카드로부터 통보받은 상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4주전 통보가 기본 방침이기 때문에 일단 모든 공문은 보내 놓은 상황"이라며 "이제 여전법 시행 전까지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가맹점들도 충분히 검토를 하고 협상에 나서겠지만 카드사들 입장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손보사 강력반발 "인하요구 계획 중인데 오히려 인상"
손해보험사들도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카드사들은 손해보험사들에게 가맹점 수수료율을 최대 20% 올리라고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양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기존 2.0%에서 2.4%로 0.4%P 인상을 통보받았으며 현대해상도 기존 2.4% 수준에서 2.7%로 0.3%P 인상됐다. LIG손보도 2% 초반의 수수료율을 적용받아왔으나 2% 중반으로 수수료율이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등 중소형 손보사들은 대형사보다 인상폭이 낮을 예정이며 현행보다 0.1~0.2%P 올린 수수료율이 통보될 예정이다.
한편 카드수수료를 인하해 자동차보험 인하에 쓰기로 의견을 모았던 손보사들은 오히려 수수료 인상을 통보받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또한 수수료인상 요구가 철회되지 않으면 카드결제 자체를 거부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데 수수료율이 이렇게 높게 책정해 당황스럽다"면서 "수수료를 낮춰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설 계획이였는데 오히려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원가산정기준에 맞춘 수수료율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가격 슬라이딩제도를 통해 물량이 많으면 수수료가 낮아졌지만 앞으로는 물량이 많은 대형사는 조금 인상되고 소형사는 반대로 내려갈 수도 있다"면서 "손보사들의 주장처럼 터무니없는 비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초까지 카드사들과 대형가맹점 간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