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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주열 전남개발공사 사장 ‘개’ 힘들어

장철호 기자 기자  2012.11.22 12: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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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요즘 신세대들은 ‘개’라는 부사를 많이 쓴다. 매우, 몹시라는 뜻의 '개'는 개 힘들다, 개 어렵다, 개 짜증난다 등에 사용되고 있다. 예전에 육두문자에 쓰였던 개(dog)와는 전혀 다르다.

지난 21일 전남개발공사에 대한 전남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주열 전남개발공사 사장은 개판으로 일하는 직원들 때문에 개 힘들었다.

또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도의원들도 김 사장의 동문서답과 어정쩡한 답변으로 개 열받고, 정회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전남개발공사가 최근 전남도의회와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남땅끝호텔 사업비가 117억원과 85억원으로, 영산재는 122억원과 110억원, 장성행복마을은 173억원과 183억원으로 각각 다르게 보고했다.

"추가로 투입될 사업비의 포함 여부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동일 책자속에서 앞뒤 페이지만 다른 9월말 기준 데이터란 점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또 전남개발공사는 경도 골프장운영 방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대중제로 운영할 경우 4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회원제로 운영 방식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회원권 분양이 여의치 않자, 대중제로의 전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바꿀 경우 327억원이 흑자가 날 것이라고 제시했다.

유능한 전남개발공사 직원들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수치를 변환해 의회에 보고하는 센스를 보여줬다.

질의에 나선 한 의원은 “김주열 사장이 고생이 많다. 보고서 수치가 그때 그때 달라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어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전남개발공사의 방만한 사업범위와 행정절차를 무시한 무대뽀식 업무추진, 낮은 투자수익률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박준영 전남지사 취임과 함께 탄생한 전남개발공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을 그리 곱지 않다. 전남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과 관광운영사업 등을 거의 독식하고 있으면서도 적자폭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사장은 재임용 과정에서 각종 평가 지표가 낮아 '연임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에 재임용 절차를 밟았다는 의혹을 샀었다. 공고롭게 박준영 전남지사의 3선 임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사장이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고, 뒤담화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했다.

김 사장은 지난 8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고강도 경영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각종 의혹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