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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웃음기 빠진 TV토론 승자는?

文 '국정경험 앞세운 여유로움' vs 安 '경제분야 해법 제시 탁월'

이보배 기자 기자  2012.11.22 09: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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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간 맞짱토론 누가 잘하나" 문재인-안철수 대선후보가 21일 날카로운 공방 속 첫 TV토론를 마쳤다. 사진은 토론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

[프라임경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첫 TV토론이 웃음기 하나 없는 상태에서 마무리됐다.

두 후보는 21일 오후 11시10분부터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100분 동안 진행된 TV토론에서 정치와 경제, 안보 등을 주제로 날카로운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는 토론이 다소 싱거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불꽃 튀는 설전을 벌여 유권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겼다.

현재 단일화 협상이 한창인 만큼 두 후보의 관심사 역시 단일화 협상에 쏠렸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토론 초반에 일찌감치 단일화를 위한 회동을 갖자는 데 합의했다.

문 후보가 먼저 "후보 간에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했는데 내일(22일)이라도 만나자"고 제안하자, 안 후보는 "그렇게 하시면 좋겠다. 국민이 답답해한다. 좋은 방안이 도출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후 두 후보는 △단일화 협상 과정 △새정치 공동선언 상 국회의원 정수 조정 부분의 해석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의 사퇴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토론 초반 수세에 몰리는 듯 했던 안 후보는 토론 중반 들어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법인세 2% 인상 △참여정부의 경제관료-삼성그룹 결탁 의혹 △참여정부 당시 대학등록금 폭등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 실현 가능성과 재원 조달 방안 △남북정상회담 조기개최 논란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문 후보도 지지 않았다. 문 후보는 △재벌 계열분리명령제 실효성 △안 후보의 금융감독기구 개편 방안에 따른 기획재정부 거대기구화 논란 △안 후보 대북정책의 이명박 정부와 유사성 등을 지적해 응수 했다.

이어 문 후보는 안 후보와의 비교 우위로 '국정 경험'을 강조했다. "국정은 연습할 시간도 없고, 선의만으로 되지 않는다"면서 "국정운영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고 참여정부 청와대 경험을 부각시켰다.

반면 안 후보는 정치쇄신 부문에서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점을 크게 드러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대결에서 '이기는 후보'는 자신이라며 야권 단일 후보의 적임자가 자신임을 재차 강조했다.

야권 후보단일화는 야당의 수장을 뽑는 것이 아니라 박 후보와 맞서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경제와 관련된 구체적 질문을 많이 던지며 경제 안목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100분간의 치열한 공방이 끝난 뒤 양측은 이번 토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후보 측은 "문 후보가 안정감과 자신감이 있었다"고 평가했고, 안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새로운 토론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고, 지도자로서의 경륜과 국가비전을 잘 드러내 줬다"고 평가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안 후보가 상대를 존중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후보가 누구인지 분명히 했다"면서 "국가적·시대적 과제에 대한 토론을 이끌었고 특히 경제 전문성, 거시 경제에 대한 인식이 돋보였다"고 자평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문 후보에게 쏠리는 모양새다. 문 후보가 프로답게 토론을 주도했다면 안 후보는 준비된 자료에 치중해 글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

물론 안 후보에게 높은 점수를 준 전문가들도 있다. 메시지 전달 능력이 더 뛰어나고 쉬운 설명으로 친근감을 줬고, 안 후보의 답변이 좀 더 구체적이로 분명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문 후보의 경우 습관적인 화법상 말이 느린 데다 '어' '그' '저' 등이 많이 들어가 장황한 느낌이 들었고, 사투리가 워낙 심하고 모음 발음이 불분명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22일 두 후보가 만나 단일화 협상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이번 토론이 유권자들의 마음에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