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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투증권의 실력발휘, 日 SBI액시즈와의 궁합은?

올해 두 번째 해외기업 상장, 해외기업DC 불구 "해볼만하다"

이수영 기자 기자  2012.11.20 15: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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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CJ헬로비전(037560)과 함께 올해 IPO 시장의 최대 관심종목으로 꼽혔던 SBI액시즈(대표 이노우에 신야)가 20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코스닥 상장을 위한 막바지 담금질에 나섰다. SBI액시즈는 일본 SBI금융그룹의 자회사, 즉 일본 기업이다. 지난해 중국고섬 사태 이후 외국계 상장사에 대한 불안 심리가 채 가시지 않았다는 점에서 회사의 공모 흥행 여부는 업계의 최대 관심거리다.

일단 '형님뻘'인 SBI모기지가 코스피 시장에 연착륙한 만큼 '해볼만하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지난 4월30일 상장한 SBI모기지에 이어 주관사를 담당한 하나대투증권 측은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상당한 자신감을 비쳤다.

ECM실 관계자는 "먼저 상장한 SBI모기지의 주가가 정상궤도를 찾았고 SBI액시즈의 경우 공모 규모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며 "기관 투자자들의 반응도 지난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호적"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4월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BI모기지의 연간 주가 차트. 공모가 7000원에 못미친 5000원대였던 회사 주가는 이후 기업재평가와 중간배당 등 호재에 힘입어 최근 1만원선까지 상승했다.
하나대투증권은 SBI모기지 상장 당시 발생한 실권주 약 220만주(공모가 7000원 기준·약 154억원 규모)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떠안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5000원대 초반이었던 주가가 9월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 13일 1만900원까지 상승했고 증권사는 6개월의 자진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 이후 최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상당량을 처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모가 이하에서는 절대 팔지 않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었다"며 "보호예수 기간이 끝났고 다행히 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해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대부분 매각했다"고 말했다.

◆국내 진출 계획도 없으면서 왜?

SBI액시즈는 전자지급결제(PG·Payment Gateway) 전문기업으로 지난 4월 SBI홀딩스그룹에 편입됐다. 그룹 계열사로 이름을 올린지 불과 7개월 밖에 안 된 신참인 셈이다. 특히 SBI모기지가 처음부터 한국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코스피 상장을 선택한 것과 달리 SBI액시즈는 구체적인 국내 진출 계획이 없다.

   
이노우에 신야 SBI액시즈 대표. 이노우에 대표는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한국 법인 설립과 한국어에 능통한 직원 고용 등 국내 투자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노력하겠다"며 "오프라인 사업 확장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간 결제시스템 구축 등 신사업 부문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120조원으로 한국의 4배에 달하지만 아직 업체의 시장경쟁률은 3.5%로 7~8위권, 사실상 중소업체다. 점유율 1위인 소프트뱅크 등은 모그룹 계열사의 관련 일감을 독차지하며 덩치를 키운 반면 SBI그룹은 기존 결제업체였던 Veritran과의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남아있다. SBI액시즈로서는 1년 이상을 기다려야 본격적인 그룹의 후광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탓에 '해외기업 디스카운트'가 심한 한국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리려는 속내가 궁금할만하다. SBI그룹은 지난해 11월 SBI모기지의 코스피 상장을 추진할 때부터 SBI액시즈의 코스닥 상장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일본 법령상 그룹 지주사가 먼저 상장할 경우 자회사의 추가 상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SBI홀딩스는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다. 여기에 SBI그룹과 하나대투증권의 남다른 인연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표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이 순수 일본 회사인 SBI모기지의 상장 업무를 추진한 내막에 관심을 쏟았다. 당시 하나대투증권은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SBI모기지와 접촉했으며 회사 역시 입찰 경쟁을 거치지 않고 이 증권사를 대표주관사로 낙점했다.

이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SBI모기지의 모회사인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의 인맥이 적잖이 작용한 덕분이었다. 기타오 회장은 과거 노무라증권과 소프트뱅크를 거쳐 SBI홀딩스를 창업한 금융인 출신 사업가다. 두 사람이 한 회사에서 동료로 일한 적은 없지만 일본 금융계에서 쌓은 친분이 인연이 돼 자회사의 상장 업무를 맡겼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증시 상장길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그룹 내 입지와 업계에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며 "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을 대상으로 전자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우회적인 국내 시장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50% 넘는 할인율, 가격은 착하다

남은 것은 SBI액시즈의 흥행 여부다. 회사 측은 국내 최초로 기관 대상 IR(기업설명)을 인터넷 생중계하는 등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SBI엑시즈 공모 규모는 160억2420만~192억2904만원으로 498억원대였던 SBI모기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공모희망 가격은 3000~3600원으로 책정됐다. 국내 유사 기업으로 꼽힌 한국사이버결제, 한국정보통신, KG모빌리언스, KG이니시스 등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하다.

주관사에 따르면 지난 9월20일~10월19일 사이 기준주가로 뽑은 이들 기업의 평균 PER은 14.91이었다. 이를 통해 산정한 SBI액시즈의 주당평가액은 6137원이지만 하나대투증권은 여기에 50%가 넘는 할인율을 적용했다. 이달부터 모바일 결제가 허용되며 전자결제 관련주가 급등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착한' 가격과 함께 최근 살아나는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공모시장이 활기를 찾아가면서 SBI액시즈도 투자 타이밍에서 관심을 가져볼만하다"며 "최근 전자지급결제 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커져 국내 비교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해 회사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 연구원은 또 "일본 내 전자지급결제 시장의 성장세와 그룹과의 시너지, 향후 해외사업 확대 계획 등을 감안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현재 싱가포르, 미국, 네덜란드, 영국 등 4개 지역 자회사를 통해 글로벌 온라인 가맹점을 확대하고 국내에서는 KG이니시스와의 공동사업 진행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공모주 시장은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공모기업은 총 30개사로 지난해 72개에 비해 40%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얼어붙었던 시장 분위기가 다소 녹아드는 모습이다.

2분기 4곳에 그쳤던 신규 상장 종목은 3분기 9개, 4분기 11개 기업으로 늘었으며 다음달에는 SBI액시즈를 비롯해 포스코특수강, 삼보이엔씨, CS엘쏠라 등이 신규 상장될 예정이다.

마이너스에 그쳤던 상장일 시초가 평균수익률도 하반기 이후 20% 이상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5.7%에 불과했던 것이 9월과 11월 각각 23.4%, 228%(16일 기준)로 회복세를 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