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랑나누미통장과 카드. 지난 3월 관련상품 출시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나 우리은행은 온라인 고객에게 나누미 관련 업무를에서 제반기능을 완벽히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운영하고 있다. |
이 상품군은 후원 종교단체 혹은 공익단체에 이자 기부가 가능한 '우리사랑나누미통장'(개인용/단체용)과 이자 내지 만기시 원금 전부 혹은 일부를 기부할 수 있는 '우리사랑나누미적금','우리사랑나누미정기예금' 및 '우리사랑 나누미 신용/체크카드) 등 네 가지로 구성된다.
통장을 개설한 다음 기부할 곳(종교단체 혹은 공익단체)을 지정하면 은행측에서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고, 이를 지정 기부처에 전달하는(카드의 경우 사용액 대비 일정 비율을 고객명의로 기부하는) 구조다.
지난 3월19일 출시된 이래 예금유치 1060억원을 돌파(10월2일 기준)하는 등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전산을 조회해 보면 서둘러 개설한 나머지 온라인 고객들에게 아직 완벽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소홀한 상태로 그대로 운영되고 있어, 고객들의 자발적 사회공헌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취지를 흐릴 수 있어 보인다.
◆수수께끼 적요 명목 기부금 나가는 중…'은행 수신부도 이런 숫자 몰라'
나누미 신용카드 사용액의 0.2%는 고객의 결제계좌로 캐시백된 다음, 지정된 기부처로 송금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때 사용되는 결제계좌는 나누미통장이어야 하고 기부처가 이미 지정돼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자신의 사용액 대비 기부가 꾸준히 이뤄진다는 점을 다달이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효과가 기대된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고객 이용 내역을 보면, 이 같은 내역을 보여주는 데 문제가 있다.
우리은행 온라인 고객의 경우 오프라인 통장 거래와 같은 거래 진행 및 내역 조회를 할 수 있는데, 우리사랑나누미카드의 사용액 중 일부를 캐시백받아서 기부를 하는 경우 수수께끼 같은 적요(거래항목)을 보여주는 것.
'0325'라는 적요로 진행된 것으로 나오는데, 같은 액수로 진행된 캐시백이 밑에 있기 때문에 이것이 기부진행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 경우 오프라인에서 실제 통장을 정리해 보면 '기부'라는 두 글자의 카테고리로 통장인자가 됨을 알 수 있다. 다만 막상 서비스센터로 문의해도 0325=기부라는 명확한 인식이 없는 상태로 이 코드가 사용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서비스센터를 거쳐 수신부에 문의했지만 "여기서는(은행 수신부에서는) '카드기부'로 보인다"며 숫자코드가 온라인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보이는 상황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기부 혹은 대체 등 내부거래로 표현, 제시해야 할 자리에 0325라는 수수께끼 같은 항목을 고객에게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고객은 이처럼 숫자코드를 보고 있지만, 오히려 수신부의 은행원들은 한글로 항목화된 내역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가 거꾸로 제공되고 있는 셈이다. |
사정이 이렇더라도 차선으로, 은행측에서는 0325=기부(혹은 카드기부)이며 다만 어떤 이유에서 지정된 적요를 한글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대신 코드로 그대로 보인다는 파악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요에 해당하는 여러 숫자를 백과사전처럼 숫자로 검색할 방법을 내부적으로는 보유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0325가 기부인 것은 맞느냐는 다른 질문에도 "적요에 해당하는 숫자가 많아서 알 수 없다"는 게 수신부의 답이다. 결론적으로 △은행 직원들은 문자 형태로, 오히려 고객에게는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숫자로 업무 내용을 제공하는 거꾸로 된 인터페이스가 구축돼 있으며 △숫자 코드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방법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통장과 온라인 내역 검색과의 부조화 외에도 카드 정보 제공에서도 일어난다.
◆"다른 나누미카드 고객도 모두 이렇게 안내받고 있나?","그렇다, 고칠 것"
우리사랑나누미카드의 경우 상품명 대신 모호한 숫자명으로 보유정보가 소개되고 있다. 이 항목의 경우 우리사랑나누미카드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며, 개선하겠다는 답변이다. |
이와 관련, 또다른 경로로 서비스센터에 문의해 보니 해당 상품의 문제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며 수정을 할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리사랑나누미카드 고객이 현재 모두 이 같이 자신이 가입, 사용하고 있는 카드의 상품명 대신 모호한 숫자로 정보제공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답변이다. 상품군이 출범한지 이미 반년을 넘었고 카드 등으로 관련 바리에이션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항목으로 전산화를 하지 못하고 임시 제품처럼 숫자로 상품명이 특정되고 관련 내역도 비슷한 형태로 처리되고 있는 셈이다. 기부라는 목적으로, 또 기부를 받는 단체에 대한 관심으로 해당 상품에 가입해 충성도가 다른 상품군에 비해 높을 수는 있지만 상품을 운영하는 은행이 무성의를 보이는 경우에까지 이 같은 관심도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점에서 개선이 요구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