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어느새 김장철에 접어들었죠? 배춧값 등 김장재료 가격이 많이 올라 해가 갈수록 김치를 직접 담가먹는 가정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것부터 속재료도 하나하나 손질해야 하는 등 워낙 준비할 것이 많은데다, 요즘은 또 포장김치가 맛있게 잘 담가져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래도 무엇보다 김치는 김장날 할머니, 엄마가 갓 버무려낸 김장김치를 손으로 쭉쭉 찢어 한입에 넣어줄 때가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데요. 김장을 잘 하지 않는 요새는 이런 맛을 느낄 수 없어 아쉽기도 합니다.
이런 김치는 식탁에 빠질 수 없는 반찬이기도 하고, 각종 요리재료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웬만한 식재료와는 잘 어우러져, 그 활용법은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는 김치를 활용한 이색메뉴를 찾아가봤습니다.
블랙스미스의 '감베로니 김치파스타'와 '골든김치피자'입니다. 김치가 들어간 파스타와 피자, 상상이 가시나요? 과연 김치와 파스타, 피자가 어우러져 어떤 맛을 낼지 궁금했는데요. 주문을 하고 얼른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김치의 감칠맛이 식욕을 돋워주는 '감베로니 김치파스타'. |
김치 향이 코끝을 자극했는데요. 군침이 돌았습니다. '감베로니 김치파스타' 먼저 맛보기로 했습니다. 감베로니(gamberoni)는 이탈리아어로 새우라는 뜻인데요, '감베로니 김치파스타'는 새우와 김치가 들어간 파스타라는 의미입니다.
'감베로니 김치파스타'는 면이 특이했는데요. 조개모양의 콘길리에 면과 일반 파스타면이 반반씩 섞여 있었습니다. 콘길리에 면을 포크로 꼭 찍어 한입에 넣었는데요. 쫄깃한 면이 김치 향과 마늘향, 약간의 치즈와 어우러져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끝맛을 줬습니다. 소스는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를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김치와 잘 어우러졌죠. 일반 파스타면도 소스가 잘 베였지만 콘길리에 속에 소스가 잘 베인 점이 좋았습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새우도 김치와 잘 어우러져 씹는 맛이 있었는데요.
특히, 볶은 김치를 사용해 김치 특유의 신맛을 없앤 점이 좋았습니다. 파스타를 먹을 때 면은 다 먹어도 소스를 남기는 경우가 있는데요, '감베로니 김치파스타'는 아삭하게 김치가 씹히는 소스도 모두 싹싹 긁어먹게 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매콤하지만 달달한 맛이 포크를 놓을 수 없게 했죠.
'감베로니 김치파스타' 맛에 반해 '골든김치피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는데요. 한 조각을 잘라 먹어봤습니다. 화덕에 구워 담백한 도우에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로 볶은 김치와 잘게 썬 돼지고기, 고구마무스를 토핑한 메뉴인데요. 김치와 돼지고기의 씹히는 맛이 있었습니다. '감베로니 김치파스타' 보다는 김치 향이 강하지 않고 매콤한 맛도 덜했습니다. 고구마무스와 어우러져 달달하면서 담백한 맛이 좋았답니다.
'막 카푸치노'. |
한 모금 마셔봤는데요. 카푸치노와 함께 부드러운 거품이 입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막걸리를 거품처럼 만들어 강한 맛을 없애고 순한 맛을 느껴졌는데요. 그래도 막걸리 특유의 향과 맛이 남아있었습니다. 막걸리 맛이 순하다고 마음 놓고 드셨다간 한순간에 취해버릴 수 있으니 적당히 조절해가며 드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이렇게 '감베로니 김치파스타'와 '골든김치피자', '막 카푸치노'까지 모두 맛봤는데요. 먹기 전엔 과연 김치가 이 음식들과 얼마나 어우러질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막상 맛보니 전혀 맛에 대한 걱정 없이 드셔도 될 것 같습니다.
김치의 감칠맛을 맛보고 싶은 분은 '감베로니 김치파스타'를, 김치와 담백한 피자의 조화를 보고 싶다고 하는 분은 '골든김치피자'를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막 카푸치노'도 이곳 블랙스미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료인 만큼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의 김치를 맛보게 해주고 싶을 때 이 메뉴들을 권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은데요. 김치 특유의 향과 맛에 익숙하지 않아 거부감을 보이는 외국인들도 파스타, 피자와 어우러진 김치라면 크게 생소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