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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청 3층에 자리한 순천시자원봉사센터 사무실. 월급이 6개월째 밀리면서 직원 상당수가 퇴사했다. |
[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의 재정보조로 운영되는 순천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장숙희)가 집행부의 예산누락으로 상근직 직원 7명의 월급이 6개월째 밀리는 등 센터운영에 파행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순천시는 자원봉사센터가 사실상 전임 노관규 시장의 선거 사조직으로 전락했다며 약속된 추경예산 편성을 거부, 자칫 전임시장과 조충훈 현 시장과의 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사)순천시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한해 예산 3억2100만원으로 운영되는 자원봉사센터는 작년 11월 사단법인화 하면서 재정보조금 6000만원만 편성되고, 올 상반기 추경예산에 나머지를 편성하겠다는 조건으로 운영됐다.
순천시는 그러나 약속과 달리 4.11 순천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조충훈 시장 부임 이후 말을 바꿔 "순수 자원봉사단체로 볼 수 없다. 사단법인으로 출범했으니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하다"며 지난 6월 추경편성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건비 만으로 6개월을 버텨온 자원봉사센터는 신규 사업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며, 생활고에 찌든 직원들도 뿔뿔이 흩어지는 등 사실상 와해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원봉사센터는 1996년 전남 첫 자원봉사센터를 개설한 이후 줄곧 순천시의 재정보조로 센터 살림을 맡아 왔다는 점에서 순천시의 입장선회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며, 특히 추경예산 편성을 약속한 당사자들이 시장이 바뀌자 돌아서는 행태에 비애감을 느낀다고 토로하고 있다.
순천시는 심지어 시장이 바뀌었으므로, 관례에 따라 장숙희 센터장이 용퇴해야 추경편성을 검토할 수 있다며 물밑에서 제안하는 등 임기제(2년)를 무력화시킨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장숙희 센터장은 작년 11월 사단법인 출범이후 임기 2년의 센터장에 취임해 잔여임기는 1년이다.
자원봉사센터 측은 전임 노관규 시장과 친하다는 이유를 들어 조건부 예산지원을 흘리고, 협조하지 않자 시 감사과가 출동해 감사를 벌이는 등 자존심에 상처를 내고 센터를 닦달한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 측은 "그동안 시에서 전액 예산을 보조해 줬고 시에서 또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라고 해서 작년 11월 사단법인으로 만든 것인데, 이제와서 예산을 자체조달하라니 비영리법인이 무슨 재주로 예산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며 "시에서 예산을 올려야 의회에서 승인을 할지 말지 할거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센터 측은 또 "심지어 이사장과 13명의 이사를 온갖 방법으로 귀찮게 해 벌써 4명이 외압을 못견뎌 자진 사퇴했다"며 "일선 공무원들이 조충훈 시장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고도 했다.
순천시자원봉사센터는 순천시청사 3층에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순천시의 재정보조로 운영돼 왔으나, 그간 선거 때마다 자치단체장의 선거홍보 기구로 활용돼 온 것은 주지의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천시자원봉사센터는 직원들의 급여가 6개월째 밀리도록 방치하는가 하면 자원봉사센터 수뇌부가 사퇴한 자리에 조충훈 인맥이 들어설 것이 뻔하다며 눈을 흘기고 있다. 취재가 시작되자 순천시와 자원봉사센터 양측은 여러차례 회동을 통해 대승적인 차원의 용퇴를 조건으로 12월 정리추경 편성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심일섭 시 민원복지국장은 "자원봉사센터가 그동안 노 시장 선거운동을 한 단체 아니냐. 사단법인이 됐으니 시에 손을 벌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년 시 집행부는 지난해 11월 자원봉사센터의 법인전환시 봉사센터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서명했음에도, 4.11 선거이후 입장을 선회한 이유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