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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실용성 갖춘 벤자, 라이프스타일 '한층 UP'

한국토요타 CUV 야심작…국내 디자이너 손길 더해 소비자 유혹

노병우 기자 기자  2012.11.15 14: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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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답게 세단과 SUV의 특징을 골고루 섞어놓은 독특한 외관을 지닌 토요타 벤자는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30~40대라면 누구나 반할만한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프라임경제] 토요타가 평범함을 거부했다. 재미없고 따분하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스타일 재창조에 몰두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최근 출시한 '크로스오버 벤자'에는 이러한 토요타 정신이 그대로 녹아들었다. 익숙함에 물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 벤자, 여태껏 보지 못한 새로운 세그먼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벤자라는 이름은 '벤쳐(venture)'와 이탈리아의 도시 '몬자(monza)'의 합성어다. 북부 이탈리아에 위치한 몬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력을 낼 수 있는 경주로인 '오토드로모'가 있는 도시로 유명하다. 이는 결국 벤자가 모험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차량이라는 것이다.

이런 벤자는 전량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되며 이미 미국에서 3만8904대 판매되는 등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시에나, 올해 1월 캠리에 이어 3번째 도입되는 모델임과 동시에 미국 이외의 수출은 한국이 처음이라 더욱더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럭셔리 프레스티지 세단의 품격과 거친 길도 장악하는 SUV의 파워풀함이 만나 탄생한 '크로스오버 벤자'. 어느 쪽도 포기 하지 않은 이 미스테리한 녀석을 많은 궁금증을 가진 채 떨리는 마음으로 만나봤다.

◆독특한 설계 및 매끈한 각선미…강인한 인상으로 승화

그동안 토요타는 대중적인 모델을 만들어 판매를 높여옴으로써 '판매의 토요타'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디자인 측면에 있어서만큼은 호평을 얻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토요타는 디자인측면에서도 대중성을 얻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를 시작했으며, 일본 현지는 물론 △중국 △미국 △프랑스에도 디자인 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벤자는 자사 디자인의 핵심인 칼티 디자인 센터에서 차세대 토요타 디자인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우(Chung Lee)씨의 손길을 거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벤자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 역시 크로스오버답게 세단과 SUV의 특징을 골고루 섞어놓은 독특한 외관을 가졌다. 하지만 자칫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공격적으로 달리고 싶어 하는 듯한 느낌의 전면부 때문일까. 헤드램프와 역동적인 상하부 그릴의 조화가 강인하게 다가왔다. 특히 헤드램프의 뚜렷한 스타일링은 날렵하고 매끄러운 이미지와 함께 스포티한 느낌까지 강조됐다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차체 측면으로 이어지는 안개등 주변은 물고기 지느러미 형상으로 디자인되면서 주행 시 공기의 흐름이 부드럽고 차체를 유려하게 감싸도록 안정적인 차체형태를 구현했다. 특히 20인치 알로이휠을 사용한 점은 획기적이다.

후면으로 넘어 갔을 때는 정교하고 강인한 벤자의 외관이 각진 후방 해치와 해비도어의 연결된 부분, 아울러 뒷문 전체가 열리는 모습까지 흡사 SUV를 연상케 했다.

시승을 위해 문을 열었을 때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쾌적하고 여유로운 실내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운전 및 동반석 공간이 서로 중복되는 '60:60 공간 구성'이라는 벤자만의 독창적인 공간 구성이 적용됐다. 즉 자신의 탑승 위치에서 60%의 공간을 점유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설계된 것. 이는 곧 남의 떡이 커 보이지 않고 내 떡이 더 커 보이는 착각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천연 가죽과 고품질 트림이 적용된 실내는 소음 및 진동을 완벽하게 억제, 더욱 더 정숙하고 안락한 승차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방음재가 적용됐다. 또 바람 소리와 노면 소음의 차단을 위해 패널 안쪽에 방음 재질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토요타 최초로 프론트 필러 안에 댐핑 시트를 장착했다.

뒷좌석의 경우 등받이 각도를 좌우 독립해 조절할 수 있도록 제작됐으며 힙포인트를 앞좌석 보다 높게 설정해 시야를 확대함으로써 답답함을 없앴다. 또 접이식 6:4 뒷좌석 시트, 원터치 접이식 시트 레버 및 뒷좌석 커버로 화물공간의 다용성도 향상시켰다.

◆강렬하게 남은 부드러운 주행감…그 누구보다 고요해

본격적인 시승으로 느낀 벤자의 가장 큰 장점은 부드러운 주행감과 승차감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차가 부드럽게 앞으로 미끄러져 나갔지만 폭발적으로 뛰쳐나간다는 느낌은 없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몸의 미세한 쏠림 현상도 존재하지 않았다.

   
벤자의 실내는 운전 및 동반석 공간이 서로 중복되는 '60:60'이라는 독창적인 구성을 적용해 쾌적하고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만들어 냈다.

이처럼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탁월한 출력을 발휘하는 3.5ℓ V6 엔진 덕분이다. 이 엔진은 △인공지능 가변밸브 타이밍(VVT-i) △6단 슈퍼 ECT △액티브 토크 컨트롤 4WD 시스템 등이 조화를 이뤄 월등한 성능이 실현된다. 6200rpm에서 272마력을 뿜어냄과 동시에 4700rpm에서는 35.1kg·m 최대 토크를 자랑한다.

하지만 연비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최근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고연비 SUV를 많이 내놓고 있는 추세에 역행이라도 하듯 힘든 연비를 가졌다. 벤자의 공인 복합 연비(3.5ℓ 모델 기준)는 8.5km/ℓ였다. 실제로도 시내 도로를 주행한 결과 실연비가 7.5~8km/ℓ정도의 연비가 나왔다.

고속주행 시 소음에 있어서는 꽤 만족스러웠다. 앞서 말했듯이 방음재질 적용과 소음 차단용 댐핑 시트를 덧댔기 때문인 것 같았다. 조금 과장해보면 고3들이 이용하는 독서실 속의 정숙함이랄까?

뿐만 아니라 전륜과 후륜토크 배분을 최적화하는 액티브 토크 컨트롤(ATC) AWD 시스템 덕분에 도로 표면에서 부드러운 코너링이 가능했다. 일반적인 SUV보다 무게 중심이 낮게 유지되도록 설계됨과 동시에 더욱 커진 휠과 타이어로 인해 역동적인 핸들링으로 짜릿한 손맛까지 맛 볼 수 있었다.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30~40대라면 누구나 반할만한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벤자. 넓은 트렁크의 적재공간으로 레저 활동에도 적합하지만 자칫 두 가지 매력을 가졌다는 것이 해가 될 수 있다. 그래도 토요타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 일으키기에 충분한 벤자의 국내 판매가격은 'XLE(2.7ℓ)'가 4700만원, '리미티드(3.5ℓ)'가 52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