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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노조 "그룹 사실상 지배자 따로 있다"

한국종합캐피탈 LOI 제출 골프장 인수 목적…"부당 수수료 취득 정황 포착"

이정하 기자 기자  2012.11.14 16: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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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그룹과 현대증권(003450)을 사실상 지배하는 인사가 존재하며, 그가 전횡을 일삼아 현대증권을 위태롭게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대증권의 '사실상 지배자'라는 'A씨'에 대한 2차 녹취를 공개했다. 이번 녹취 공개는 지난 7일에 이어 두 번째다.

민경윤 현대증권 지부 위원장은 현대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논의된 현대증권 노조 파괴 공개 이후 '현대그룹을 지배하려는 A씨'에 대한 수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서두를 열었다.

   
민경윤 현대증권 지부 위원장이 녹취 공개 2차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어 그는 현대증권의 발전보다는 개인의 득실에 따라 각종 사안을 처리하고 있는 A의 행태에 대한 폭로를 녹취자료를 근거를 들어 제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현대상선이 선박펀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자 선정에 관여했으며 참여 사업자 중 하나가 현대상선과 상당부분 사업 논의를 진척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개인적인 감정 등을 이유로 최종단계에서 배제시키고 있다.

또한 민 위원장은 A씨는 현대증권의 대영저축은행(현 현대저축은행) 인수 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녹취 내용을 통해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녹취에서는 현대증권이 대영저축은행의 부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인수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 위원장은 A씨가 인수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부실 내용을 알고 있는 듯을 발언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A씨가 (인수) 과정을 통제하고 결정하는 것은 현대그룹에 지분이나 어떤 공식적인 직책이 없이 이뤄진 것이므로 이는 업무방해이자 입찰방해"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민 위원장은 지난 9월 현대저축은행이 한국종합캐피탈을 인수하겠다는 인수의향서(LOI)를 예금보험공사에 제출했으며 이는 일본 소재의 골프장을 인수하려는 A씨 목적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녹취록에서 A씨는 현대증권과 현대저축은행을 통해 230억원대의 한국종합캐피탈을 인수하려했으며, 이를 통해 70억원대의 일본 소재 골프장을 헐값에 인수하려 했다.

민 위원장은 이는 한국종합캐피탈의 부실은 현대증권과 현대저축은행에 부담시키고 알짜 자산만을 취득하려는 행태라며 A씨를 비난했다.

이어 그는 A씨가 컨설팅 회사를 통해 부당 수수료를 취득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의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자산운용사를 인수한 후 그 과정에서 자문의 형식만 빌려 수수료를 챙기려는 것.

녹취에서 A씨는 "딜(deal)이 커야지 무슨 피(fee)가 제대로 크지. 막말로 돈 2억~3억, 5억, 7억 이딴 거 가지고 뭐해"라고 말해 윤경은 당시 부사장에게 30억~50억원 규모의 사업을 유치하도록 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윤 부사장의 지휘에 따라 관련 업무는 현대증권에서 직접하고 있으며 더불어 사업 규모를 키워 A씨는 더 많은 이득을 취하려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 위원장은 A씨의 녹취를 통해 작성된 회의록 문건 일부를 공개하며 그가 금융감독원 출신인 박광철 사외이사를 접촉할 것을 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위원장은 "A씨가 자신의 경영하는 회사가 현대증권 우선주 토털리턴스왑(TRS) 자문 과정에서 금감원 부원장 출신의 박광철 사외이사와 접촉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된 A씨가 조사를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했다"며 "검찰은 이번 사건에 관해 이번 주부터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을 통해 조사를 개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