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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오히려 한국보다 비싸

대형가맹점 보다 높은 수수료로 미국내 소상공인 불만 목소리 높아

이지숙 기자 기자  2012.11.13 17: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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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드업계의 신가맹점수수료체계가 오는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중소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요구가 거세졌기 때문. 이에 카드업계는 우리나라 신용카드 산업이 도입된 지 35년만에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고 중소가맹점수수료는 예외적으로 우대 해주기로 했다.

이러한 신용카드수수료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3일 신가맹점수수료 체계 시행을 앞두고 선진국의 사례를 알아보기 위해 찾은 미국 또한 신용카드 소비문화가 가장 활성화된 곳임에도 높은 수수료로 소형가맹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소가맹점수수료 3% 훌쩍 넘어

미국의 중소 자영업자들이 내는 카드 수수료 부담은 한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비자(VISA)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소형 슈퍼마켓 등 소형소매업체에 적용되는 정산수수료는 결제금액의 1.65%에 이르고 여기에 10센트가 가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해 직불카드 정산수수료를 낮추고 신용카드 최소결제금액을 10달러 이내에서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방안을 시행했다.
예를 들어 특정 소매업체의 월간 매출액이 10만달러이고 월간 매출건수가 1250건이 발생한다면 정산수수료는 약 1.78%이다. 여기에 매입수수료 1.12%, 네트워크수수료 0.16%, 계좌관리은행수수료 0.06%를 부담하면 실제 신용카드 결제에 따른 가맹점수수료 부담은 3.12%에 달한다. 우리나라 1.91%보다 훨씬 높은 비용이다.

특히 신용카드 거래와 관련해 대손 위험이 낮을수록 더 낮은 정산수수료가 적용돼야 한다는 방식에 따라 결제 건당 거래금액이 낮은 가맹점에 높은 정산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로스엔젤레스 한인타운에서 8년째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현범(43)씨는 "매월 카드수수로 내는 금액이 카드 매출의 3%를 훌쩍 넘는다"면서 "10달러 이하의 소액메뉴를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은 카드수수료 부담이 무척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정부는 국내와 같이 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제도가 없고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가맹점수수료율이 책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찾은 카드 매입사 패트릭 홍 뱅크카드서비스 사장 또한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네크워크사들이 메기는 수수료는 거의 변동이 없어 가맹점들이 부담하는 정산수수료가 거의 동일하다"며 "매입수수료는 가맹점별로 다르긴 하지만, 결국 미국의 중소가맹점들은 높은 수준에서 엇비슷한 수수료를 물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우대수수료 요구 움직임 점점 고조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되자 미국의 중소형가맹점들도 정산수수료 수준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마케팅 비용이 가맹점수수료에 포함돼야 하는 문제에 대해 가맹점과 카드협회(네트워크사)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카드협회는 고객유치를 위한 리워드 프로그램이 있는 카드에서 발생하는 가맹점에 전가시켜왔으나 가맹점들은 리워드 카드에서의 혜택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가맹점들은 리워드 프로그램에 대해 신규회원 모집, 사용금액 확대, 자사카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 확보 등으로 카드 발급은행에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설명한다.

또한 수수료 항목 중 협상대상이 될 수 없었던 높은 정산수수료에 대해 가맹점들이 불만을 갖고 집단소송을 제기했지만 실제 입법화에는 실패했다.

   
패트릭 홍 뱅크카드서비스 사장은 "정부는 체크카드 활성화를 위해 가맹점 수수료를 낮췄지만 결국 정부 정책과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시장경제 자체는 시장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성과도 있었다. 연방준비위원회(FRB)는 직불카드 정산수수료(Debitcard interchange fees)에 대한 표준안을 수립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직불카드 정산수수료를 거래건당 21센트에, 거래금액대비 0.05%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는 방안을 시행한 바 있다. 이외에도 가맹점이 신용카드 최소결제금액을 10달러 이내에서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해 소액결제의 경우 현금, 직불카드 이용을 권유할 수 있도록 했다.

◆ 직불카드 수수료 낮춰도 사용 늘지 않아

한편 패트릭 홍 뱅크카드서비스 사장은 직불카드 정산수수료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이후 체크카드 사용 비중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닐슨 리포트 통계에 따르면 2005년 12.7%였던 미국내 직불카드 결제 비중은 2010년에는 20.6%로 7.9%포인트 증가하는 등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수표 사용이 28.0%에서 18.2%로 9.8%포인트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수표 사용이 직불카드 결제로 자연스럽게 대체됐다는 설명이다.

패트릭 홍 사장은 "직불카드의 정산수수료를 줄이며 직불카드의 부가서비스 또한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이에따라 일부 신용카드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자체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부터 직불카드의 성장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가 추진중인 직불형 카드(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이 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불카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감독, 규제 등을 통해 방향을 지시하는 것보다는 시장의 자율적인 흐름에 맡길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패트릭 홍 사장은 "직불카드 수수료를 낮춘다고 해도 실제 소비자들의 느끼는 혜택은 거의 전무하다"면서 "시장경제 자체는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