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승 동력을 잃은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 1900선 회복에 실패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재정절벽 우려,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 등 사라지지 않은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모양새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1.17포인트(0.59%) 하락한 1889.70으로 마감했다. 개장 초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이 장중 순매도로 돌아서며 하락 반전했다.
◆그리스 둘러싼 불확실성 확산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9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6억원, 140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550억원대 현물을 사들인 것에 비해 투신은 430억원 이상을 팔아치웠으며 다른 기관 주체들도 대부분 소폭 팔자세를 유지했다. 프로그램매매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차익거래에서 56억6500만원대 매도세를 보인 반면 비차익거래에서는 480억2000만원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총 43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상당수 업종이 하락했으나 섬유의복이 2.32% 강세를 보였으며 보험, 통신업, 전기전자, 음식료업, 유통업 등도 소폭 상승했다. 반면 은행, 의약품, 운수창고, 운수장비, 화학, 전기가스업, 의료정밀, 증권, 소형주, 중형주, 기계 등이 1% 이상 하락했고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서비스업, 제조업, 건설업 등도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0.30% 올라 135만원선에 다가섰고 포스코, 삼성생명,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이 강세 마감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경쟁력이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재평가가 이어지며 2%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란이 2% 넘게 하락했으며 LG화학, 한국전력, 신한지주,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KB금융 등은 약세였다. 현대모비스는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요종목 중에서는 백화점 관련주의 동반강세가 돋보였다. 추운 날씨로 11월 매출이 상승 반전해꼬 4분기 백화점 3사의 기존점 매출이 지난해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현대백화점이 6% 이상 치솟았고 신세계와 롯데쇼핑도 2~3% 상승했다.
◆쌀쌀한 초겨울 백화점·의류 관련주 강세
의류 관련주 역시 초겨울 추위로 인한 매출 상승 전망에 강세였다. 한세실업이 5.57% 올랐고 LG패션도 5.31% 급등했다. 농시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5.4% 증가한 346억원을 달성했다는 소식에 2% 가까이 올랐다.
애경유화는 내년부터 음극속재 및 정체 글리세린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5%대 강세였다. 넥솔론은 2165억원 규모의 태양광 웨이퍼 장기 공급계약 체결 소식에 상한가로 올라섰으며 샘표식품은 가치투자 전문인 VIP투자자문이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는 소식에 8%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국제신용평가사 S&P는 미국 재정절벽이 자동적 등급강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신용등급을 'AA+',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반면 트로이카의 그리스 실사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그리스에 2016년까지 구제금융 연장 시 총 330억유로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전망이 나와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는 상황이다.
장진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EU 재무장관 회의 결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중국 18기 1중전회 등 대외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가 우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지수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은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은 지수 관련 대형주 보다는 실적 개선이 돋보이는 중소형주 중심으로 트레이딩 전략을 세우는 게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4개 등 21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개 등 613개 종목이 내렸다. 75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닥 외국인 이탈에 하락전환
520선 탈환을 바라보던 코스닥은 오랜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3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7.63포인트(1.46%) 내린 513.80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9억원, 168억원을 순매수하며 공격적인 매수공세를 취했으나 외국인이 33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의 상승흐름을 꺾었다.
상승업종 없이 모든 종목에 파란불이 켜진 가운데 소프트웨어가 3.47% 급락했고 의료/정밀기기, IT소프트웨어, 컴퓨터서비스, 인터넷, 디지털컨텐츠, 제약, 코스닥신성장기업, 출판/매체복제, 코스닥 벤처기업 등이 2% 이상 밀리며 고전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셀트리온과 파라다이스가 나란히 3% 이상 하락했고 서울반도체, 다음, CJ E&M, 씨젠, GS홈쇼핑 등도 약세였다. 인터플렉스, 포스코ICT, 젬백스, 포스코켐텍 등도 줄줄이 2% 이상 밀렸다. 반면 CJ오쇼핑이 0.40% 상승했고 에스엠이 3.13% 올랐으며 SK브로드벤드, 동서 등은 강세 마감했다.
특징주로는 실리콘웍스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선 전망에 6.68% 초강세를 보였고 알에프텍은 휴대폰 무선충전산업 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에 5% 가까이 올랐으며 동국S&C는 미국, 일본 풍력시장 확대와 중국 및 베트남산 풍력타워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로 5% 이상 올랐다.
반면 인터파크는 전일 774만여주(약 658억원 예정)의 자사주를 처분했다는 소식에 5.77% 반락했다. '검찰 스폰서' 논란에 휘말려 압수수색을 당한 유진그룹 계열 유진기업은 2거래일 연속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9개 등 25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등 700개 종목이 내렸다. 37개 종목은 보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