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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방식 첫 협상, 스타일 살펴보니…

통 큰 정치 내세우는 문재인 vs 꼼꼼한 CEO 스타일 안철수

이보배 기자 기자  2012.11.13 15: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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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시작! 한번 겨뤄보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을 시작했다. 통큰 정치 문 후보와 꼼꼼한 CEO 스타일 안 후보, 승자는 과연 누가될까.

[프라임경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진영이 13일부터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두 후보가 예정한 단일화 시점(대선후보등록일(25일)이 열흘 남짓밖에 남아있지 않아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예상된다.

문 후보 측에서는 박영선 협상팀장을 중심으로 윤호중·김기식 의원이 참여하고, 안 후보 측에서는 조광희 협상팀장과 함께 금태섭·이태규 실장이 참여한다.

문 후보 측에서는 경선방식 협상 경험과 정치력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단일화 협상팀을 꾸렸고, 안 후보 측은 민주통합당 출신 인사를 배제한 측근들을 실무형으로 꾸렸다는 평가다.

이날 문 후보 측 박 팀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열망의 힘으로 오늘 우리가 여기에 왔다"면서 "국민의 가슴 속에 있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런 만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니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오늘 우리의 만남에 승자와 패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 조 팀장 역시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아름다운 연대, 멋진 단일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도 사람의 일이라서 사소한 이견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저희들의 협력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이를 부풀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것에 현혹되지 말고 국민의 바람만 보고 간다는 것을 믿어 달라"고 당부했다.

양측 모두 '아름다운 단일화'를 강조하며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협상에 임하면서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박 팀장은 "국민이 공감하는 단일화, 국민이 참여하는 단일화, 국민이 지지하는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민 참여'를 강조했다.

반면 조 팀장은 "두 후보가 모두 이기는 단일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는 단일화, 국민이 이기는 단일화를 위해 애쓰겠다"면서 '이기는 단일화'를 강조했다.

두 후보의 단일화 방법으로는 '여론조사+α'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양측은 이 방식을 두고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후보 경쟁력에서는 안 후보가 유리하지만,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가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시 경쟁력과 적합도를 함께 묻는 조사를 각각 실시해 취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두 후보는 단일화 협상 스타일에도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통 큰 정치 스타일'로 단일화 논의와 정책 행보를 펼치는 한편, 안 후보는 꼼꼼하게 이해득실을 따지는 CEO식 벼랑끝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문 후보의 '통 큰 정치'는 유권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해보이지만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치밀한 전략 구상이나 정치 공학적 판단보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이유에서다.

13일 오전 문 후보는 단일화 원칙에 대해 "통 크게 가고, 국민들 바라보고 가야 한다"면서 "뭐가 유리한지 계산해도, 그 계산이 맞지도 않다"면서 통 큰 정치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앞서 12일 선대위 회의에서는 "음식을 많이 담을 수 있는 그릇은 큰 그릇이 아니라 빈 그릇"이라면서 마음을 비우고 임하면 단일화도 순리대로 되고, 거기에서 더 좋은 성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양보'의 여지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안 후보는 단일화 조건과 방식을 하나하나 꼼꼼히 따지는 스타일이다. 무소속 후보이기 때문에 정당 기반을 가진 문 후보에 밀리지 않기 위한 전술인 것으로 보인다.

12일 단일화 협상팀을 구성한 뒤 안 후보는 역시 '이기는 단일화'를 강조했다.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 마디로 '이기는 단일화'"라면서 3대 요건으로 △국민이 이기는 단일화 △상식이 이기는 단일화 △미래로 나아가는 단일화를 제기했다.

이어 안 후보는 "물론 '누가 본선에서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가'라는 관점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 역시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알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상 박 후보와의 양자구도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놓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