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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옥 금호산업 총괄사장 사의…'주군' 살리려?

건설업계 "공사비 회수 탓" vs 재계 "회장 지키기" 의견 팽배

박지영 기자 기자  2012.11.12 15: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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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옥 금호산업(002990) 총괄사장이 12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그 이유가 '부천 중동 주상복합 공사비 회수' 문제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오후 2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기 사장은 금호산업이 경영정상화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지난 9일 사의를 표명했다. 현재 금호산업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리 하에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작업)' 절차를 밟고 있다.

박삼구 그룹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기 사장의 갑작스런 사의에 재계는 '그럴 만하다'와 '주군 지키기' 양쪽으로 의견이 나뉘고 있다.

우선 건설업계는 기 사장의 부재 이유를 '부천 중동 리첸시아 공사비 회수' 문제로 봤다. 경기 부천시 중동 금호리첸시아 주상복합아파트 공사비 회수 문제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리첸시아 공사비 회수 문제란, 금호건설이 오랜 부동산 경기침체로 리첸시아 분양가를 당초보다 23.6~37% 싼 가격에 내놓으면서 분양수입금으로 PF대출금 및 공사비를 지급할 수 없게 되자 대주단(우리은행·농협)과 채권단(산업은행) 간 다툼이 인 사건을 말한다.

그러나 재계 입장은 사뭇 다르다. 리첸시아 공사비 회수 문제가 발단이 되긴 했지만 주군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날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견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8월말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담당 부행장들이 직접 만나 분양수입금 배분 순위에 대해 합의한 마당에 2개월도 더 된 일을 가지고 굳이 이제와 사임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짐작컨대 박 회장이 복귀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이번 일까지 터졌으니 가신 입장에서 주군을 위해 짐을 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건의 시초는 아파트를 애초 분양가 보다 23%나 싼 가격에 판 것"이라며 "이때 손해 본 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데 이러한 일을 결정지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명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재계 의견이 아주 뜬금없어 보이지만 않는다. 실제 대주단과 금호산업 채권단 측은 지난 8월 말 각각 600여억원, 350여억원 손해 보는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 이번일로 박삼구 그룹 회장 입장이 난처해 진 것도 어느 정도 맞다. 지난 6월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2년 만에 사실상 그룹 경영권을 회복한 박 회장이 '본때'를 보여주기도 전에 리첸시아 건이 터져 박 회장 입장에선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한편, 금호산업은 기 사장의 사의로 인해 앞으로 원일우 금호건설 사장이 대표직을 수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