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고령화, 1인 가구, 베이비부머 이슈가 증시 특징주로 거론된 지 오래다. 이와 관련해 헬스케어, 바이오 등 관련 의료·제약업종에 대한 수혜 전망은 이미 어지간한 투자자는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묵은 테마가 됐으나 올 상반기까지 이들 업종은 리베이트 단속 강화, 약가 인하 등 연이은 악재로 사경을 헤맸다.
다만 업황 부진은 상반기까지였다. 하반기에도 여전한 유로존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변동성 확대와 G2(세계 주요 2개국)인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악화 우려는 경기방어주를 증시 개선의 첨병으로 변모시켰다.
증시 폭락 직전 제약주가 급등한 사례와 투기성 자금의 희생양으로 덩치가 작은 제약주가 사용될 수 있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지만 막판스퍼트를 올리는 최근 상승세만 놓고 보면 이 같은 염려도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 제약·바이오 선전에 투자자 '웅성웅성'…보청기株 "잘 들리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주가가 50% 이상 오른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57개, 코스닥업체 99개다.
특히 이 가운데 제약·바이오업체는 △근화제약(233.33%) △대원제약(131.08%) △우리들생명과학(123.81%) △대웅제약(101.44%) △보령제약(94.05%) △종근당(80.20%) △한미약품(77.71%) △한독약품(74.09%) △우리들제약(59.59%) 등 코스피에서만 무려 12개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일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은 고가인 탓에 노인성 난청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 보청기를 쓰지 못하는 75%가량의 노년층을 위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만65세 이상의 가입자와 피부양자가 사용하는 보청기에 대해 보험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SK증권이 내놓은 지난 8일 보고서를 보면 주요 선진국 난청인구 보청기 착용률은 △덴마크 45% △영국 32% △노르웨이 31% △미국 23% △프랑스 16% △일본 11% 등이지만 한국은 불과 7%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가 추산하는 7% 정도 수준의 보청기시장은 5000억원가량의 규모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노인인구 증가와 보청기 가격하락의 영향으로 향후 5년 내에 난청인구의 보청기 착용률이 30%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대원제약 "들리나요, 소리 없는 우리 환호"
한국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린 업체 중 보청기를 만드는 업체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 전무한 업체는 바로 '대원제약(003220)'. 전문가들은 김재윤 의원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발의 이후 일제히 대원제약을 주목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작년 전체 매출 15%가량인 203억원 정도를 상반기까지 수출한 대원제약은 현재 31개국에 40개 제품을 내다팔고 있다. 보청기의 경우 글로벌 경쟁사와 동일한 내부장치를 사용, 성능은 같지만 가격은 경쟁사 제품 대비 25~33% 수준으로 국내 최저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전상용 SK증권 연구원은 "대원제약의 딜라이트 보청기는 외사 제품대비 가격이 3분의 1 수준이며 기본 2채널 보청기는 정부보조금 34만원과 동일, 보청기 무료착용 시대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신정현 삼성증권 연구원도 "선진국 대비 낮은 보청기 보급률을 기록 중인 우리나라 보청기 시장에서 외국계 보청기의 시장점유율은 90%대이지만 추후 대원제약의 저가전략에 의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대원제약의 실적은 약가인하로 올해 대형사 영업익이 30~50% 역성장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견조하다"며 "안정적 내수 및 중국 고성장, 보청기 신사업으로 2015년까지 연결기준 주당순이익(EPS)은 연평균 28%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대원제약의 보청기 사업은 독자기술로 저가격대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 (대원제약의) 성장을 견인 중이고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딜라이트의 보청기 사업 본격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원제약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