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차(005380)가 브라질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를 극복할 해법으로 현지생산 'HB20' 제시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현대차는 인도, 중국, 러시아 등에서 쌓아온 성공 방정식을 총동원해 브릭스 국가 중 유일하게 남은 숙제인 브라질 공략에 최선을 다하고, 제2의 상트로, 제3의 위에둥 신화에 도전한다.
◆불경기, 불리한 세제, 소형세그먼트 부재 '극복'
현대차의 브라질 판매는 20년전 199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브라질 정부가 자동차산업 개방정책을 추진, 관세 인하를 단행해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지자, 현대차는 브라질 진출을 결정하고, 1992년 1400대의 엑셀을 수출하면서 브라질 판매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현대차는 브라질 시장에서 여러 번의 판매 부침을 겪으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별다른 판매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 2000년대 중반 현대차는 브라질 경제의 성장과 자동차 수요 증가를 기회로 SUV, 해치백으로 주력 차종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 매년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브라질 자동차 시장이 연평균 7% 성장한 데 반해, 현대차는 연평균 13%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현대차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CKD를 제외한 완성차 총 4만5629대를 판매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7%가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브라질 시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
이와같은 원인은 브라질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과 12월 브라질 정부가 단행한 세제 개편이 수입차에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특히 브라질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 기조에 따른 공업세 인상은 현대차를 비롯한 수입차들의 가격 경쟁력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판매 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이런 대외 악재와 함께 내부적으로 B세그먼트(소형차급) 판매 모델이 없다는 점이 근본적인 성장 한계 요인으로 평가되기에 이르렀다. B세그먼트는 브라질 자동차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장 큰 차급에 속한다.
소형세그먼트의 확충은 단순히 수입해 판해하는 것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시장에서 35%에 달하는 수입 관세와 수입차에 부과되는 공업세 등을 더하면 가격 및 수익성 등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차는 이 같은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차종의 현지생산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현지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브라질 시장에 특화된 현지 전략차 HB20로 최대 시장인 B세그먼트를 공략하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3분기까지 판매가 부진했지만, 10월 HB20 출시와 함께 빠른 속도로 판매를 만회하고 있다.
◆현지생산과 'HB20', 내년 브라질 연 20만대 목표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연말까지 브라질에서 2만6000대의 HB20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여기에 수입 완성차까지 올해 총 8만5000대의 판매고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해 9월까지 27%나 감소했던 판매가 HB20 덕분에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과 같다.
현재 HB20은 연말까지 공급 가능한 물량을 초과한 주문으로 인해, 지금 계약해도 해를 넘겨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을 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브라질 공장 생산이 본 궤도에 올라 연 15만대의 HB20가 판매되면, 수입 완성차를 합해 연간 20만대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시장 5위권을 노려볼 만한 수준에 해당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HB20 전용 딜러망 구축과 최고 수준의 서비스 제공 △HB20 파생차 및 수입 신차로 라인업 강화 △마케팅,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강화 △판매금융 활성화로 판매확대 지원 △중장기 지속가능 기반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 등 현지에 맞춘 시장 전략을 적극 실행에 나설 계획이다. 가장 큰 B세그먼트 시장은 HB20으로, 그 외 C세그먼트 이상은 수입 완성차로 공략하는 투트랙(two-track) 방식을 통해 각각의 시장 특성에 맞게 판매 전략을 펼친다.
무엇보다 현대차는 HB20을 전용 딜러에서 판매한다. 기존 수입 완성차를 판매하던 판매망과는 별개로 HB20만을 판매하는 전용 딜러점을 새로이 구축한 것이다. 현대차는 브라질 전역에 걸쳐 120개의 HB20 전용 딜러점을 오픈 했으며, 이를 연말까지 180개로 늘려 조기에 15만대 판매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2013년에는 HB20을 기반으로 SUV타입의 모델과 세단형 모델을 순차적으로 현지공장에서 추가 생산해 HB20 시리즈만 연간 1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며, 현대차의 수입판매 모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i30의 신 모델 투입이 내년 초에 이뤄질 계획이다.
현재 브라질에서 판매되는 구형 i30가 모델 노후화로 인해 지난해보다 판매가 크게 감소했지만, 신형 i30가 투입되면 이 또한 판매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혼합연료엔진의 적용을 중대형 차급과 SUV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 판매 비중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적극적인 마케팅 및 판매 지원,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밝혀, 브라질에서 판매실적 증진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