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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우량 신안군수님, 지금 군민의 식수는 안전한가요?"

나광운 기자 기자  2012.11.07 17: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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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70평생 땅과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온 내가 이 나이에 이곳에 똥물을 뿌리고 내가 먹고 있는 물로 밥을 지어서 먹이고 싶어서  왔다” 전남 신안군 압해읍 1004로에 위치한 인구 5만의 신안군청사 의회 입구에서 지난 2일 기자가 만난 백발의 촌노(村老)가 던진 첫 인사말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 어르신을 이토록 분노케 하였는지 기자는 사전 시간약속에서 알 수가 있었다.

본보의 ‘신안군 식수 이대로 좋은가?’의 취재 중 인구 200여명의 작은섬 자라도에서 '주민의 식수 수질검사를 허위로 취수.의뢰한 의혹'을 제기한 내용을 접한 것이었다.

신안군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200여억원을 투입해 낙도의 식수해결을 위한 마을 관정사업과 이에 동반(?)된 해수담수 정수화시설에 70여억원을 16개소에 투입 설치 또는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채수량 부족의 문제가 발생해(물줄기 차단으로 고갈될 확률 많음) 수 십억원의 관정을 재 개발할 경우 개발 업자가 무상으로 개발을 한다해도(20년 사후보장) 재시공할 때마다 부지 매입비용의 복수 지출과 같은 문제점이 취재 결과 밝혀졌다.

또 흑산면에 16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0년에 준공한 제3수원지의 경우 수질의 부적합으로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전혀 식수가 공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관리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해 수억원의 보상비를 지급해야할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사전준공과 공사비 선 지급의 비리에 연루된 관계공무원이 구속되고, 일부 공무원은 현재 법정에 서는 등 사후 관리에서 더 큰 상처를 주민들에게 주고 있다.

기자가 다녀온 몇 개의 마을 경우 ‘본 사업의 관정에서 설계채수량이 나오지 않아 보조관정을 파서 지하수를 아무런 정화 시설을 거치지 않고 주민에게 공급’하고 있는 곳과 ‘역시 채수량 부족의 이유로 폐공처리해야 할 관정을 방치’하는 등 그 사후 대책은 동행한 전문가들도 혀를 돌릴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안좌면 자라도의 경우 ‘역시 채수량부족은 물론 수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정화시설은 전시품으로 나뒹글고 아무런 안전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면사무소 담당자는 정기적인 수질검사시 수질의 오염을 우려해 정수가 되지 않은 식수를 ‘정수’로 취수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 국가기관이 아닌 개인의 연구기관에 의뢰해 음용수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기자가 같은 장소에서 관계공무원의 입회하에 취수해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는 정반대로 “기준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더욱이 이 취수기간이 4일의 간격이어서 그 신뢰성에 의혹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은 물론, 불검출이라던 일반세균의 경우 기준치의 15배인 1500ppm으로 나왔으며, 역시 불검출이라던 대장균도 검출로 판정됐다.

문제는 2차적 독성으로 환원될 경우 혈류내로 흡수돼 헤모글로빈과 반응해 혈액의 산소 전달계 기능을 부분적으로 상실시키고, 이러한 작용은 특히 유아에게 치명적인 소위 Blue-baby병을 유발할 수 있는 질산성 질소가 기준치의 10ppm보다 3배가 높은 29.8ppm으로 나왔으나, 면사무소가 의뢰한 결과는 0.9ppm으로 보고됐다.

   
낙도 주민을 대상으로 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먼 산 불구경하듯 “전임자의 잘못된 부분은 감사원에서 지적을 받았고, 법의 심판을 받았다”며 잘못된 지적을 회피하는 행정은 누구의 심판을 받아야 할지 찬바람 쌩쌩부는 군청사 앞의 촌노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기자에게 던진 한마디 “누가 신안을 지켜줄지...”

상수도 보급률 12.8%, 1인당 급수량 227L로 전남에서 가장 낮은 보급률로 허덕이는 신안군민의 주민생활 향상을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 부메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박우량 군수의 관심이 더욱 더 요구된다.